2006헌마1098,1116,1117(병합).hwp 20-2
시각장애인 안마사 사건
<헌재 2008. 10. 30. 2006헌마1098ㆍ1116ㆍ1117(병합) 의료법 제61조 제1항 중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부분 위헌확인>
이 사건은 시각장애인에 대하여만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이른바 비맹제외기준을 설정하고 있는 구 의료법 제61조 제1항 등 관련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사건의 배경】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비맹제외기준을 정한 구 안마사에 관한 규칙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였음에도 국회는 2006. 9. 27.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의료법 제61조 제1항을 새로 개정함으로써 비시각장애인의 안마사 자격취득제한을 그대로 유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시각장애인이 아닌 일반인에 대하여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6 : 3의 의견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재판관 6인의 다수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신체장애자 보호에 대한 제34조 제5항의 헌법적 요청 등에 바탕을 두고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헌법적 요청과 일반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 기본권이 충돌하는 상황이 문제될 수 있는바, 위 법률조항이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는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 구체적인 최소침해성 및 법익균형성 심사과정에서 이러한 헌법적 요청뿐만 아니라, 일반국민의 기본권 제약 정도, 시각장애인을 둘러싼 기본권의 특성과 복지정책의 현황, 시각장애인을 위한 직업으로서의 안마사제도와 그와 다른 대안의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형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시각장애인에게 삶의 보람을 얻게 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실현시키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다른 직종에 비해 공간이동과 기동성을 거의 요구하지 않을 뿐더러 촉각이 발달한 시각장애인이 영위하기에 용이한 안마업의 특성 등에 비추어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을 독점시킴으로써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지원하고 직업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경우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절한 수단임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시각장애인에 대한 복지정책이 미흡한 현실에서 안마사가 시각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라는 점, 안마사 직역을 비시각장애인에게 허용할 경우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다른 대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 시각장애인은 역사적으로 교육, 고용 등 일상생활에서 차별을 받아온 소수자로서 실질적인 평등을 구현하기 위해서 이들을 우대하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최소침해성 원칙에 반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얻게 되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등 공익과 그로 인해 잃게 되는 일반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 사익을 비교해 보더라도, 공익과 사익 사이에 법익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다만, 이와 같이 일반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등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보장에 효율적인 정책수단을 발견하기 어려운 현재의 우리 사회 현실에 비추어 불가피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정책수단일 뿐이고 향후 사회경제적 여건이 선진화되는 경우까지 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을 감안한다면 입법자를 비롯한 정부 당국으로서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과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상충되는 기본권간의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조화롭게 양 기본권을 공존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보다 진지하고 적극적인 검토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를 벗어나서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재판관 3인의 반대의견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고 직업활동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공익적 목적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시각장애인에 대한 안마사자격의 독점적 유보가 제거된다 하더라도 안마사 자격자들의 영업활동이 불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며, 단지 비시각장애인 안마사들과 경쟁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것이라는 점 등에서 직업선택의 자유의 제한을 정당화할 명백하고 확실한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리고 중증 시각장애인의 약 17%인 6~7,000명만이 안마사로 등록하여 활동하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법률조항의 생계보장효과가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단지 안마업의 독점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자아실현과 개성신장의 도구로서의 직업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실질적으로 입법목적 달성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시각장애인의 안마사 직역 독점 외에 시각장애인의 생계보장 및 직업활동 참여기회 제공을 달성할 다른 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점 등에 비추어 위 법률조항에 의한 시각장애인의 안마사 직역 독점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기본권의 최소침해성 원칙에 위반되고, 나아가 위 법률조항으로 달성하려는 시각장애인의 생계보장 등 공익이 비시각장애인들이 받게 되는 직업선택의 자유의 박탈보다 우월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직업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사후 경과】
헌법재판소는 비맹제외기준을 설정한 구 안마사에 관한 규칙에 대하여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위헌결정을 내렸는데, 언론에서는 이 사건 결정에서 합헌으로 선고한 것과 관련하여,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을 위하여 불가피한 제도라는 측면 등을 부각시키면서,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2년 전 위헌에서 합헌으로”(한국경제신문 2008년 10월 31일자), “사회적 약자 우대 필요하고, 일반국민의 직업의 자유 침해 아니다.”(법률신문 2008년 11월 3일자)라는 취지의 긍정적인 보도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