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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기탁금 사건
<헌재 2008. 11. 27. 2007헌마1024 공직선거법 제56조 제1항 제1호 위헌확인>
이 사건은 대통령선거 후보자등록 요건으로서 5억원의 기탁금 납부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규정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한 것이다.
【사건의 배경】
공직선거법 제56조 제1항 제1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는 대통령선거에서 후보자등록을 신청하는 자는 등록신청시에 5억원의 기탁금을 관할선거구관리위원회에 납부하도록 하였다. 청구인은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자로서 이 사건 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 : 1의 의견으로(헌법불합치 5인, 단순위헌 3인, 합헌 1인) 이 사건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공무담임권 침해 여부
대통령선거에서 기탁금은 진지하지 못한 불성실한 후보자들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목적을 갖지만, 후보예정자의 참정권과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입법자의 정책적 재량이 행사되어야 하며, 그 금액이 현저하게 과다하거나 불합리하게 책정된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5억원의 기탁금은 대통령선거 입후보예정자가 조달하기에 매우 높은 액수이며, 국고보조금을 지급받는 주요 정당의 추천을 받거나 특별히 재력가가 아니라면, 개인이 부채를 지거나 기부를 받지 않는 한 마련하기 어려운 액수이다. 2008. 2. 29. 개정된 정치자금법은 “대통령선거의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도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후원회 지정권자로 포함시켰으나, 5억원은 쉽게 모금할 수 있는 액수라고 보기 어렵고, 지지도가 높은 후보자라고 하더라도 그 지지도가 반드시 후원금의 기부액수로 연결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기탁금을 마련한 후보자도 공직선거법상 유효투표총수의 10-15%의 득표를 받을 경우에 50%가 반환되고, 15% 이상의 득표를 받을 경우에만 전액 반환되므로, 그러한 지지율에 못 미칠 경우 5억원을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피선거권 행사를 못하게 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1995. 5. 25. 선고 92헌마269등 결정에서 대통령선거에서 3억원의 기탁금을 규정한 구 대통령선거법 제26조 제1항을 합헌으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당시의 선거법은 기탁금으로 선거인명부 및 부재자신고인명부의 사본작성비용, 그리고 TV와 라디오를 통한 각 1회의 후보자 및 연설원의 연설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면서 7%이상 득표하지 못한 경우 기탁금에서 공제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현행법에서는 선거인 명부 작성비용을 기탁금으로 부담하게 하는 제도가 폐지되었고, 선거방송비용도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대담·토론회 및 정책토론회 외에는 전적으로 후보자 개인부담으로 하였다. 결국 현행 선거법 하에서 대통령선거의 기탁금 액수가 종전과 같이 3억원이 되어야 할 필요성은 오히려 약해졌는데도, 기탁금이 5억으로 증가되어 있고, 또 기탁금이 반환되는 유효투표수 득표율도 종전은 7% 이상이었으나, 현행 공직선거법은 15%이상(전부 반환) 혹은 10% 이상 15% 미만(절반만 반환)이어야 하므로 반환조건은 더 엄격해졌다.
결국, 이 사건 조항은 개인에게 현저하게 과다한 부담을 초래하며, 이는 고액 재산의 다과에 의하여 공무담임권 행사기회를 비합리적으로 차별하므로,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2. 주문에 관한 의견
가. 재판관 5인의 헌법불합치의견
이 사건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 이유는 기탁금제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탁금 액수가 지나치게 고액이라는 데에 있으므로, 입법자가 기탁금 액수를 합헌적 범위 내로 조정하는 것과 함께 무소속후보자의 추천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이러한 권한은 입법자에게 있으므로, 이 사건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 선언을 하여 조항 자체를 폐지시키는 것 보다는 추후 입법자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합헌적으로 개정할 수 있도록 헌법불합치 선언을 하여야 한다.
나. 재판관 2인의 단순위헌의견
다음 대통령선거는 2012년으로 예정되어 있어, 이 사건 조항을 단순위헌으로 선언하더라도 입법자는 충분한 기간 내에 기탁금제도를 후보자가 조달할 수 있는 합헌적인 범위로 정할 수 있으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할 것이 아니라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
3. 재판관 1인의 이유를 달리한 단순위헌의견
공직선거의 후보자로 등록하려면 기탁금을 납부하여야 하고 일정한 비율 이상의 득표를 하지 못하면 기탁금을 반환하지 아니하는 제도는,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합리적 사유 없이 기탁금을 납부하거나 포기할 경제적 능력 없는 국민의 후보자 등록을 어렵게 하여 차별하는 것이어서, 전부 헌법에 위반된다.
4. 재판관 1인의 반대의견
대통령선거에서는 후보난립 방지필요성이 절실하다. 현재 대통령 선거에서 각 후보자들이 막대한 금액을 선거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개정된 정치자금법 제6조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및 예비후보자로 하여금 후원회를 지정할 수 있게 하였으므로 2,500명 이상 5,000명 이하의 추천을 받을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무소속후보자라면 우리의 경제현실에 비추어 그와 같은 기탁금액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할 수 없다. 선거비용의 과다지출과 선거부정 및 과열 등으로 공명선거에의 요청이 큰 우리의 선거풍토에서 기탁금액은 불성실한 입후보자에 대한 실질적 제재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탁금 5억원은 목적달성에 필요한 금액으로서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