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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광고공사 지상파방송광고판매대행 독점 사건
<헌재 2008. 11. 27. 2006헌마352 방송법 제73조 제5항 등 위헌확인>
이 사건은,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방송광고판매대행사에 대해서만 지상파방송광고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 방송법 제73조 제5항,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5항이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사건의 배경】
청구인은 국내외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 및 국내외 CATV, 위성방송, DMB 등의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 등을 목적으로 2006. 2. 7.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현재 CATV나 위성방송, DMB 등에 대하여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지상파 방송사업자는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위탁하는 방송광고물 이외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고,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에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를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위하여 설립된 주식회사로서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출자 없이 설립된 청구인 회사는 위 방송법 조항과 시행령 조항에 의해 지상파방송사에는 방송광고 판매대행 사업을 할 수 없다. 이에 청구인은 위 규정들이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06. 3. 16.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2007. 1. 26. 법률 제8301호로 개정되어 지상파방송사업자에 지상파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그 채널을 사용하여 지상파방송을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포함시켰으며,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은 2007. 8. 7. 대통령령 제20219호로 개정되면서 조항의 위치를 제5항으로 옮겼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을 포함한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 대해서만 지상파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허용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대해 독점을 허용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선고를 하였는바(헌법불합치 6, 단순위헌 2, 일부 각하, 일부 위헌 1),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재판관 6인의 헌법불합치 의견
가.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규정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그리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 대해서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규정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허용하는 것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 규정은 한국방송광고공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던 것을 해제하여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의 경우에도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외관상으로는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였다. 그런데 실제 이 사건 규정이 만들어진 2000년 이후 오늘날까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출자를 한 회사는 한 곳도 없으며, 이와 같이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지금처럼 계속해서 출자를 미룬다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체제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이 사건 규정에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업자를 합리적이고도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기준 없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로 한정하여 특정 주체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이다. 이 사건 규정이 이와 같이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재량적 판단에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의 경쟁체제의 실현 여부를 맡겨 놓은 것은 제한적으로라도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 사건 규정의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적절한 수단이 아님은 물론,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될 수 없다. 예컨대 이 사건 규정이 목표로 하는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다양성을 보장하고 실질적인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도 이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입법자는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업을 일정한 요건, 조직, 시설을 갖춘 업체에 한하여 허가제로 한다든지, 중소 방송국에 일정량의 방송광고를 제공하는 경우에만 민영 광고판매 대행사업자의 설립을 허가한다든지, 방송광고 가격의 상한선을 정하다든지, 특정 장르, 특정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쿼터제를 도입한다든지, 방송사의 출연금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공공성이 높은 프로그램제작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든지, 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방송의 공익성․공정성을 해하는 영업을 할 경우에는 허가를 취소한다든지 하는 등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법자는 위와 같은 방법을 외면한 채,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만 지상파방송광고의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본권 침해의 최소침해성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 규정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나. 평등권 침해 여부
이 사건 규정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과 관련하여 제한적 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도 방송의 공공성 내지 공익성, 다양성을 담보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로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자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방송광고공사나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게만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맡길 이유는 없다. 위와 같은 입법목적의 달성은 한국방송광고공사이거나 이로부터 출자를 받았는지 여부로 좌우되지는 않으며,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가 공영인지 민영인지, 또는 공적 부분의 출자가 있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실질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복수의 광고판매 대행사가 존재하는지, 공공성이나 다양성 등을 제고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를 구축하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규정은 이러한 고려 없이 한국방송광고공사와 이로부터 출자를 받은 회사에만 지상파방송사업자에 대한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차별목적과 수단 사이에 비례성을 상실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규정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
다. 심판대상 확장 및 헌법불합치 결정과 잠정적용 명령
(1) 이 사건 구 방송법 규정과 구 방송법시행령 규정은 그 내용에는 변함이 없이 개정이 이루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할 것인바, 개정된 규정들과 구 방송법령 규정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위헌결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법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를 위하여 개정된 방송법과 방송법시행령 규정에 대해서도 이 사건 규정과 함께 위헌을 선언하기로 한다.
(2) 다만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규제하는 근거 규정이 사라져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업자가 난립함으로써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 시장을 무질서한 상태에 빠뜨리게 될 것이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기로 하는바, 방송법 제73조 제5항과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5항은 그 위헌성이 제거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어야 하고, 늦어도 2009. 12. 31.까지는 개정을 하여야 할 것이다.
4. 재판관 이공현의 단순위헌의견
나는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이 순수한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다수의견에 찬성하지만, 이 사건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해야 할 사유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들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여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규제하는 근거규정이 사라지게 된다고 하더라도 지상파 방송광고 외의 다른 방송광고의 예에 비추어 보면, 민영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자의 수의 증가나 그들 상호간의 경쟁 등이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등을 결정적으로 훼손시키고, 법치국가적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생각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들에 대해서는 단순위헌을 선고하여야 한다.
5. 재판관 조대현의 전부위헌의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사에게 위탁하도록 강제하는 부분<위탁강제제도>과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자격을 제한하는 부분<대행제한제도>을 함께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다수의견은 대행제한부분만 심판대상으로 삼아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방송법 제73조 제5항의 내용 중 대행제한부분이 방송광고대행사인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점에 대해서 이견이 없으나 나는 방송법 제73조 제5항 중 위탁강제부분도 대행제한부분과 함께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본다.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의 내용 중 위탁강제부분은 지상파방송사업자가 방송광고주나 방송광고대행사와 직접 방송광고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지하고 지상파 방송광고를 반드시 특정 대행사에게 위탁하여 수주하도록 강제한다. 이로 인하여 지상파방송사업자는 자신이 방송할 광고물을 스스로 주문 받지 못하고 특정의 방송광고대행사에게 위탁하여 수주하여야 하며, 방송광고의 내용(심사)ㆍ시간ㆍ방법ㆍ요금 등도 방송광고대행사의 결정에 맡기게 된다. 이는 지상파방송사업에 필요한 주요 수입원을 특정의 방송광고대행사에게 전부 맡기는 것이어서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주적 생존과 자율성을 치명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방송법 제73조 제5항 본문의 위탁강제제도는 지상파방송사업의 자유(직업수행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대행제한제도는 지상파방송사업자가 방송광고를 직접 판매하지 못하고 반드시 대행사에게 위탁하여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위탁강제제도를 토대로 하여 존립하면서 위탁강제제도와 힘을 합쳐 일반 방송광고대행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대행제한제도와 대행강제제도를 합쳐서 함께 심판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 대행제한부분과 위탁강제부분은 전부 헌법에 위반된다.
6. 재판관 이동흡의 일부각하, 일부위헌 의견
구 방송법 제73조 제5항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허용범위를 한국방송광고공사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송광고판매대행사로 규정하고 있을 뿐, 이 법률조항 자체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업자인 청구인에 대하여 직접 어떠한 자유의 제한이나 의무의 부과 또는 권리의 박탈이나 법적 지위의 박탈을 가져오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심판청구는 직접성 요건이 결여되어 부적법하다.
한편, 구 방송법시행령 제59조 제3항에 대하여는 위 법률조항과 불가분의 일체로 보아 위헌성 심사를 진행할 것이 아니라, 위 법률조항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위헌성 심사를 하여야 하는바, 위 시행령조항에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사의 허용범위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로 규정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의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 균형성 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그리고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하지 않은 회사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출자한 회사와 차별 취급하고 있는 것은 그 차별취급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이상에서와 같이 나는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각하의견을, 위 시행령조항에 대하여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그 위헌성 심사의 방식 및 내용에 있어서 의견을 달리하므로 별개의견을 밝힌다.
【사후경과】
이 결정이 나가가 언론들은, OECD국가 중 공적기관이 광고판매를 독점하는 체제는 우리가 유일하였는데, 공공영역의 독점적 운영이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해주는 시대는 갔으며, 이제는 자유로운 시장논리가 공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다만 한국방송송사도 그 동안 광고 안배를 통해 군소방송을 지원함으로써 여론의 다양성을 유지하였고, 광고를 매개로 은밀하게 이뤄지는 광고주의 영향력 행사를 막아오는 등 무시하지 못할 공적 순기능을 수행해 왔는바, 일부 지상파 방송들을 제외한 나머지 방송들은 지금처럼 한국방송광고공사를 통한 광고물량이 어느 정도 보장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우므로 정부와 여당은 종교․특수․지역방송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보호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고, 광고 단가 인상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나와야 한다고 사전 대비책을 강조하였다.
한편, 지역방송협의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역방송의 공익성․공공성이 날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이를 지탱하는 순기능을 단순한 시장적 논리로 재단해 한국방송공사의 독점체제에 위헌선언을 한 것은 아쉬움이 크다는 논평과 사업자 이익보다 사회공동체가 지켜야 할 공익이 더 크다면 이를 법률로 제한하는 것이 헌법정신인데, 헌법재판소가 이를 무시하였다는 비판적 평가를 내놓기도 하였다(2008. 11. 29.자 서울신문, 한겨레신문, 중앙일보, 2008. 11. 28.자 동아일보, 경향신문, 조선일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