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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
<헌재 2008. 12. 26. 2008헌마419,423,436(병합)사건>
문제된 사건은 농림수산부장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종전보다 완화하여 개정한 것에 대해 청구인들이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건이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이 고시가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국가의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조치임이 명백하다고 할 만큼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부족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사건의 배경】
2006. 3. 6. 당시 농림부장관은 가축전염병예방법 제34조 제2항에 근거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위생조건에 관한 고시를 제정․공포하여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였다가, 이후 미국에서 소해면상뇌증(속칭 광우병)이 발생하고 고시에 위반된 쇠고기가 수입되는 사례가 발견되자 2007년 10월 검역 및 수입을 전면 중단해 왔다. 그런데 미국이 이후에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소해면상뇌증 위험통제(Controlled BSE Risk) 국가’의 지위를 획득하자,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종전의 고시를 개정하기 위한 협상을 하여 2008. 4. 18. 쇠고기 수입에 대한 협상을 타결하였다. 이 협상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1단계로 30개월령 미만 소의 뼈를 포함하여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2단계로 미국의 사료 금지조치가 강화될 때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도 수입을 허용하면서, 30개월령 미만 소의 부위 중 수입이 금지되는 특정위험물질의 범위를 종전보다 축소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후에 협상의 결과에 따라 2008. 6. 26.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제2008-15호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관보에 게재하여 공포하였는데, 이에 대해 청구인들은 이 고시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기각):3(각하):1(위헌)의 의견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에 관한 헌법소원을 기각한다고 결정하였다.
재판관 5인의 기각의견(법정의견)은 일단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고시가 진보신당을 제외한 청구인들의 기본권과 법적관련성이 있다고 보았으나,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국제기준과 현재의 과학기술 지식을 토대로 볼 때, 비록 이 사건 고시상의 보호조치가 완벽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국가의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조치임이 명백하다고 할 만큼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부족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으로 인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위험상황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사건 고시가 쇠고기 소비자인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거나, 이 사건 고시가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가능성이 없을 뿐 아니라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도 않다는 재판관 3인의 각하의견, 그리고 이 사건 고시가 생명․신체에 관한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불충분하게 이행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재판관 1인의 위헌의견이 있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재판관 5인의 기각의견
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과 관련하여 소비자인 청구인들에게 법적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이들이 이 사건 고시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에 적절하고 효율적인 조치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며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때 이를 적법한 것으로 받아들여 그 본안에 관하여 심판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 고시는 소비자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이어서 실질적인 규율 목적 및 대상이 쇠고기 소비자와 관련을 맺고 있으므로 쇠고기 소비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관계를 가진다 할 것인바, 진보신당(청구인능력이 없어 각하) 외의 나머지 청구인들에 대해서는 이 사건 고시가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기본권 침해와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고, 또한 이 사건 고시의 위생조건에 따라 수입검역을 통과한 미국산 쇠고기는 별다른 행정조치 없이 유통․소비될 것이 예상되므로, 청구인들에게 이 사건 고시가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에 위반함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기본권 침해와의 현재관련성 및 직접관련성도 인정할 수 있다.
나. 국가가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때에는 국가가 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적어도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하였는가 하는 이른바 ‘과소보호 금지원칙’의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국가가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든지 아니면 취한 조치가 법익을 보호하기에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불충분한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국가의 보호의무의 위반을 확인하여야 한다.
다. 이 사건 고시가 개정 전 고시에 비하여 완화된 수입위생조건을 정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과 관련한 위험상황 등과 관련하여 개정 전 고시 이후에 달라진 여러 요인들을 고려하고 지금까지의 관련 과학기술 지식과 OIE 국제기준 등에 근거하여 보호조치를 취한 것이라면, 이 사건 고시상의 보호조치가 체감적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앞서 본 기준과 내용에 비추어 쇠고기 소비자인 국민의 생명ㆍ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에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부족하여 그 보호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라. 재판관 1인의 별개의견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하나 청구인들의 법적관련성이 인정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한다. 이 사건 고시의 규율대상인 미국산 수입쇠고기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므로 일반소비자인 청구인들에 대해서도 자기관련성 및 현재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지, 다수의견과 같이 청구인들의 구체적인 이해관계에 대한 해명 없이 만연히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소비자들의 법적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재판관 3인의 각하의견
가. 재판관 2인의 각하의견
국가가 아닌 사인인 제3자로부터 초래된 위험상황에 대해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 여부만을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것이 적법한지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구인들의 주장으로부터 기본권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위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드러나야 해당 기본권의 침해가능성을 인정할 여지도 생기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가사 다수의견과 같이 청구인들의 주장을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기본권침해 주장으로 선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의 과학기술지식 수준에서의 논의에 한정하여 볼 때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등으로 인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위험상황이 드러나지 아니하여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할 것이다.
나. 재판관 1인의 각하의견
이 사건 고시는 미국산 쇠고기가 국민보건상 안전성을 갖추도록 도모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를 소비하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업자가 아닌 일반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설사 이 사건 고시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예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고시로 인하여 미국산 쇠고기 소비자들의 건강권이 막바로 침해되는 것이 아니므로, 청구인들은 이 사건 고시로 인하여 직접 기본권을 침해받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3. 재판관 1인의 인용의견
국민의 생명․신체 내지 보건 등 매우 중요한 사항에 관한 것인 경우, 특히 이 사건 고시와 같이 위험성을 내포한 식재료가 대량으로 수입되어 국내에서 제대로 검역되지 못한 채 유통됨으로써 일반 소비자에게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의 정도와 내용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할 뿐 아니라 이를 돌이키거나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안에 있어서는, 제3자의 권리나 공익을 침해함이 없이 채택할 수 있는 더 개선된 다른 보호수단이 존재하거나, 보호법익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과 시도를 다하였다는 점이 명백하지 아니한 한, 헌법상 충분한 보호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 고시는 미국이 OIE 국제기준상 소해면상뇌증 위험통제국 지위를 얻은 것에 기초하여 특별한 사정변경 없이 개정 전 고시보다 수입위생조건을 완화시킴으로써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위험방지조치의 정도를 현저히 낮춘 것으로서, 이를 정당화할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나 공익적 필요성을 발견할 수 없는 반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유통으로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 등 기본권적 법익을 해할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이 사건 고시는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불충분하게 이행하여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 위배함으로써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사후경과】
이 사건 결정의 배경이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논란은 식품안전과 관련하여 2008년 전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던 문제였다. 이 사건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안전 문제에 대한 법리적인 쟁점을 종합하여 이에 관한 논란을 종결지은 사건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