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헌마843.hwp 21-1(상)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제1조 등 위헌확인 사건
<헌재 2009. 3. 26. 2007헌마843 사건〉
이 사건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주민소환에 대하여 소환사유를 규정하지 아니하고 총유권자의 15%의 서명만으로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며, 동일한 사유로 주민소환투표를 재청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아니하고, 주민들에게 주민소환투표를 위한 서명요청활동을 허용함에 반하여 소환대상인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서명요청반대활동을 허용하지 아니하며, 주민소환투표가 청구된 후 주민소환투표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행사를 정지하고, 주민소환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으로 주민소환을 확정되도록 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일부 조항들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거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합헌임을 선고한 사건이다.
【사건의 배경】
1. 청구인은 2006. 5. 31. 실시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하남시장에 당선된 자로서, 하남시에 광역장사시설을 설치하고 경기도로부터 관련 인센티브를 지원받아 지역발전을 도모한다는 위 선거에서의 공약에 따라 2006. 8. 25. 경기도지사에게 위 시설의 유치를 건의하고, 2006. 10. 16. 하남시의회에 그 계획을 보고하여 동의를 구하며, 지역주민을 위한 설명회 및 공청회를 계획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지역주민들의 잇단 반대시위로 그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였다.
2. 하남시 총 유권자의 31.2%에 해당하는 32,848명의 하남시민들은 청구인이 주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독선적으로 광역장사시설을 유치하려 한다는 등의 이유로, 2007. 7. 23.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에 청구인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였다.
3. 이에 청구인은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관계조항이 주민소환의 구체적인 청구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청구인의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07. 7. 25.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하남시선거관리위원회가 청구인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청구를 수리한데 대하여 청구인이 법원에 그 수리처분의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항소심이 진행되던 중 주민들에 의하여 동일한 사유로 재차 신청된 주민소환투표청구에 따라 주민소환투표절차가 진행되자, 청구인은 2007. 10. 29. 동일한 사유로 재차 주민소환투표청구를 하는 것을 제한하지 아니하고 주민소환투표가 공고된 날부터 투표결과가 공표되는 날까지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행사를 정지시키는 법 관계규정에 대하여도 심판대상에 추가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주민소환투표가 공고된 날부터 투표결과가 공표되는 날까지 소환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토록 한 법 제21조 제1항에 대하여 재판관 4인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위 법 관계규정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법정의견
가. 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주민소환제를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 설계함으로써 위법행위를 한 공직자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실패하거나 무능하고 부패한 공직자까지도 그 대상으로 삼아 해임이 가능하도록 하여 책임정치 혹은 책임행정의 실현을 기하려는데 그 입법목적이 있다.
입법자는 주민소환제의 형성에 광범위한 입법재량을 가지고, 주민소환제는 대표자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 속성이 재선거와 같아 그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며, 비민주적, 독선적인 정책추진 등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주민소환제의 필요성에 비추어 청구사유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고, 업무의 광범위성이나 입법기술적인 측면에서 소환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기 쉽지 않으며, 청구사유를 제한하는 경우 그 해당 여부를 사법기관에서 심사하게 될 것인데 그것이 적정한 지 의문이 있고 절차가 지연될 위험성이 크므로, 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는 데에는 나름대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아니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사정 또한 찾아 볼 수 없다.
또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이 남용되어 공직자가 소환될 위험성과 이로 인하여 주민들이 공직자를 통제하고 직접참여를 고양시킬 수 있는 공익을 비교하여 볼 때, 법익의 형량에 있어서도 균형을 이루었으므로, 위 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주민소환투표의 구체적인 요건을 설정하는 데 있어 입법자의 재량이 매우 크고,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요건이 남용될 위험이 클 정도로 너무 낮다고 볼 수 없으며, 법 제7조 제3항과 법 시행령 제2조가 특정 지역 주민의 의사에 따라 청구가 편파적이고 부당하게 이루어 질 위험을 방지하여 전체 주민의 의사가 어느 정도 고루 반영되도록 하고 있으므로, 주민소환투표청구권자 총수의 100분의 15 이상의 서명만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주민소환투표청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법 제7조 제1항 제2호 중 시장에 대한 부분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주민소환투표의 청구기간을 제한한 것은, 선출직 공직자의 임기 초에는 소신에 따라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 점, 임기 종료가 임박한 때에는 소환의 실익이 없는 점을 고려하고, 주민소환투표가 부결되었음에도 반복적으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는 폐해를 방지하려는데 그 입법목적이 있으므로, 주민소환투표에 회부되어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정의 기간 내에 반복적으로 소환투표를 청구하는 경우가 아닌 한, 제2, 제3의 청구를 할 수 있고 그것을 제한하여야 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법제8조가 주민소환투표의 청구제한기간을 정하면서 동일한 청구사유에 의하여 주민소환투표를 재청구하는 것을 막는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로써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
라. 주민소환투표 청구는 일정 수 이상 주민의 서명을 요하므로, 이와 관련한 서명요청은 필수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활동이나 이를 주민소환투표운동에 속하는 것으로는 보기 어려운 점, 서명요청 활동이 있더라도 실제로 청구요건을 갖추어 주민소환투표청구가 이루어질 것인지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이루어지기 전 단계에서부터 소환대상 공직자에게 소환반대 활동의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없고, 이를 허용할 경우 행정공백의 상태가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점, 주민소환투표 청구가 이루어진 후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고(주민소환법 제14조),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된 이후에는 소환대상자의 반대운동이 가능하여(주민소환법 제17, 18조), 전체적으로 공정한 반대활동 기회가 보장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주민들에게 주민소환투표의 청구를 위한 서명요청 활동을 보장하면서 주민소환투표대상자에 대하여 반대활동을 보장하고 있지 아니한 법 제9조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마. 주민소환투표대상자에 대하여 주민소환투표안을 공고한 때로부터 주민소환투표결과를 공표할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되도록 한 법 제21조 제1항의 입법목적은 행정의 정상적인 운영과 공정한 선거관리라는 정당한 공익을 달성하려는데 있고, 주민소환투표가 공고된 날로부터 그 결과가 공표될 때까지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하는 것은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상당한 수단이 되는 점, 위 기간 동안 권한행사를 일시 정지한다 하더라도 이로써 공무담임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은 통상 20일 내지 30일의 비교적 단기간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 조항이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로 인하여 제한되는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공무담임권이 현저한 불균형 관계에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조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또 대통령 등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의 권한행사 정지와 주민소환대상 공무원의 권한행사정지는 성격과 차원을 달리하여, 양자를 평등권 침해 여부 판단에 있어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으므로, 탄핵소추대상 공무원과 비교하여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청구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바. 법 제22조 제1항이 주민소환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 총수 과반수의 찬성으로 주민소환이 확정되도록 한 것이 객관적으로 볼 때 쉽게 주민소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요건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최소한 3분의 1 이상의 투표율을 요구함으로써 일반선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엄격한 요건을 설정하고 있는 점, 요즈음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저조하고, 주민소환투표가 평일에, 다른 선거 등과 연계되지 아니한 채 독자적으로 실시될 가능성이 많은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위 요건이 너무 낮다고 볼 수 없고, 근본적으로 이는 입법재량 사항에 속하므로,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또, 제명 대상 국회의원과 주민소환 대상 지방자치단체장을 평등권 침해 여부 판단에 있어 비교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국회의원의 경우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제명되는 점에 비추어(헌법 제64조 제3항)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청구인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재판관 4인의 일부 반대의견
주민소환투표가 발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정지시키는 법 제21조 제1항은 선출직 자치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을 대의제의 원리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
주민소환 청구사유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발의요건도 엄격하지 아니한데 주민소환투표안이 공고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소환투표 대상자의 권한행사를 곧바로 정지하면 주민소환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남용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상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의 권한행사 정지요건과 비교해 볼 때 그 요건이 지나치게 가벼워, 지방자치단체의 선출직 공무원을 헌법상 탄핵소추 대상 공무원에 비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차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은 최장 90일까지 될 수 있어 그 기간이 짧아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가볍다고 단정할 수 없고, 주민소환이 부결되는 경우 권한행사 정지는 결과적으로 정당성을 가질 수 없으므로, 권한행사 정지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이 권한행사정지를 정당화할 논거가 될 수 없다.
권한행사를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은 다른 제도를 강구하여 그 폐해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권한행사의 정지는 주민소환이 발의된 상태에서 공무담임권에 대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침해 수단이고, 직무집행을 정지시켰으나 주민소환이 부결된 경우에 비하여 볼 때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였으나 주민소환이 확정된 경우가 보다 헌법정신에 합치하고 청구인의 기본권을 덜 침해하게 되므로, 이 조항은 공․사익의 형량에 있어 균형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주민소환이 확정되기도 전에 그 발의요건에 지나지 아니하는 15% 이상 주민의 서명만 가지고 그 권한행사를 정지시키는 것은, 이미 적법하게 확정된 선거의 결과와 임기제를 무시하는 것으로서 대의제의 본질을 침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