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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제정의무 불이행에 대한 위헌확인 사건
<헌재 2009. 7. 30. 2006헌마358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의 위임에 따라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정하는 조례를 제정하지 아니한 것은 정당한 사유 없이 조례를 제정하여야 할 헌법상 의무를 해태함으로써 청구인들이 단체행동권을 향유할 가능성 자체를 봉쇄한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사건의 배경】
지방공무원법 제58조는 제1항 단서에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만 노동운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2항에서 그 범위를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 청구인들은 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경기도·전라북도의 각급 학교에서 지방방호원 등으로 근무하고 있는 기능직공무원들인데,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이 노동운동을 할 수 있는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조례에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들이 그러한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지 아니한 것은 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근로3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6(위헌의견): 3(각하의견)의 의견으로 피청구인이 조례를 제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재판관 5인의 위헌의견
가. 기본권침해가능성 및 자기관련성 인정 여부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지방공무원 중 기능직공무원과 고용직공무원은 모두 공무원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고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가진다. 그런데 만일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제정된 조례가 기능직공무원을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에 포함시킨다면 기능직공무원들은 공무원노조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물론 단체행동권까지 가질 수 있게 되는바, 해당 조례가 어떻게 제정되는지에 따라 기능직공무원인 청구인들이 향유할 수 있는 근로3권의 범위가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청구인들에게는 조례를 제정하지 아니하는 부작위에 의하여 기본권을 침해당할 수 있는 가능성 및 자기관련성이 인정된다.
나. 본안에 관한 판단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은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구체적인 범위를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범위를 정하는 조례가 제정되어야 비로소 지방공무원 중에서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받게 되는 공무원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된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는 소속 공무원 중에서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1항의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해당하는 지방공무원이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원만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그 구체적인 범위를 조례로 제정할 헌법상 의무를 부담한다. 그리고 지방공무원법 제58조가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근로3권을 인정하더라도 업무 수행에 큰 지장이 없고 국민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아니하다는 입법자의 판단에 기초하여 제정된 이상, 해당 조례의 제정을 미루어야 할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헌법 제33조 제2항과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1항 단서 및 제2항에 의하면 조례에 의하여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 규정되는 지방공무원만이 단체행동권을 보장받게 되므로 조례가 아예 제정되지 아니하면 지방공무원 중 누구도 단체행동권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부작위는 청구인들이 단체행동권을 향유할 가능성조차 봉쇄하여 버리는 것으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2. 재판관 1인의 별개의 위헌의견
국회는 근로3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입법을 하여야 할 의무를 가지므로 법률이 근로3권이 인정되는 공무원의 범위를 스스로 정하지 아니한 채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자”라고만 규정하고 그 구체적인 범위를 하위법령에 재위임하는 것은 헌법이 명한 입법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조례를 제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부작위의 위헌성은 근본적으로는 헌법이 법률로써 정하도록 명한 근로3권이 인정되는 지방공무원의 범위를 스스로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한 채 조례에 재위임한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 자체의 위헌성에 기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는 이 사건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이러한 견해를 고집할 경우 근로3권을 누려야 할 일정한 범위의 공무원들이 입법의 혼란으로 인해 근로3권을 향유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어 헌법의 취지가 몰각되게 되므로 부득이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이 정한 조례의 미제정을 입법부작위로 보아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다.
3. 재판관 3인의 각하의견
이 사건 부작위로 인하여 직접 기본권의 침해를 받는 자는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심판청구의 적법요건인 자기관련성 인정여부는 청구인들이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각급 학교에서 지방방호원 등으로 근무하고 있는 기능직공무원들로서 이들은 학교 교육과 독립된 별도의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각급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교육지원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공무원들이다. 이처럼 청구인들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현업기관의 작업현장에서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이 아니고 따라서 청구인들의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에 대한 자기관련성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사후경과】
이 결정에서 지방공무원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조례를 제정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헌법에 위반됨을 확인한 이상 각 지방자치단체는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정하는 조례를 제정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다만 이 결정은 지방자치단체에게 조례를 제정하여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음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여 이 결정으로 청구인들을 비롯한 기능직공무원들이 곧바로 단체행동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며, 추후에 제정된 조례의 내용에 따라 기능직공무원들이 단체행동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정해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