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헌가25.hwp 21-2
야간옥외집회금지 사건
<헌재 2009. 9. 24. 2008헌가25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등 위헌제청>
이 사건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의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일정한 경우 관할경찰관서장이 허용할 수 있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및 이에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한 같은 법률 제23조 제1호가 헌법에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고, 다만 단순위헌의견이 5인, 헌법불합치 의견이 2인이므로 헌법불합치 결정한 사안이다.
【사건의 배경】
제청신청인은 2008. 5. 9. 19:35경부터 21:47경까지 옥외에서 집회를 주최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었고, 1심 계속중 제청신청인에게 적용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23조 제1호가 헌법상 금지되는 집회의 사전허가제를 규정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하였다. 법원은 위 제청신청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2008. 10. 13.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대하여 재판관 5인의 위헌의견, 2인의 헌법불합치의견, 2인의 합헌의견으로, 위 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위헌의견
헌법 제21조 제2항은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헌법개정권력자인 국민들의 헌법가치적 합의이며 결단이다. 위 조항은 헌법 자체에서 직접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한의 한계를 명시한 것이므로 기본권 제한에 관한 일반적 법률유보조항인 헌법 제37조 제2항에 앞서서, 우선적이고 제1차적인 위헌심사기준이 되어야 한다.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허가’는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집회 이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집회의 내용․시간․장소 등을 사전심사하여 특정한 경우에 집회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 즉 허가를 받지 아니한 집회를 금지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10조 본문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이하 ‘야간’이라 한다)의 옥외집회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그 단서는 행정권인 관할경찰서장이 집회의 성격 등을 포함하여 야간옥외집회의 허용 여부를 사전에 심사하여 결정한다는 것이므로, 10조 전체적으로 야간옥외집회에 대한 허가를 규정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헌법 제21조 제2항에 의하여 금지되는 허가제를 규정한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되므로, 집시법 제10조 위반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3조 제1호도 헌법에 위반된다.
2.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송두환의 위헌보충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 제21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만 선언할 경우에, 국회가 집시법 제10조 단서를 삭제하면 행정청이 집회의 허부를 결정하는 허가제에 해당되지 않게 되어 헌법 제21조 제2항에 위반되는 점은 해소되지만, 집시법 제10조 본문이 야간옥외집회를 일반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점의 위헌성은 해소되지 않게 된다. 집시법 제10조 본문은 야간옥외집회를 일반적․전면적으로 금지하여 합리적 사유도 없이 집회의 자유를 상당부분 박탈하는 것이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선언할 필요가 있다.
3.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헌법불합치의견
(1) 입법자가 법률로써 일반적으로 집회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 제21조 제2항이 금지하는 집회의 사전허가에 해당하지 않고, 입법자는 법률로써 옥외집회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시간적, 장소적 및 방법적인 제한을 할 수 있다. 집시법 제10조 본문은 입법자가 스스로 옥외집회의 시간적 제한을 규정한 것이고, 단서는 본문에 의한 제한을 완화시키는 규정인바, 법률에 의한 시간적 제한으로써 헌법 제21조 제2항의 ‘사전허가금지’에 위반되지 않는다.
(2) 집시법 제10조는 질서유지가 어려운 야간옥외집회의 특징과 차별성을 고려하여, 원칙적으로 야간옥외집회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집시법 제10조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있어, 주간에 개인적 활동이 어려운 직장인이나 학생의 집회 주최 및 참가를 사실상 어렵게 하여 집회의 자유를 명목상의 것으로 만든다. 또한 도시화․산업화된 현대사회에서, 질서유지가 어려운 야간의 특징이나 차별성은 주로 ‘심야’시간대의 특수성이라고 할 것이고, 우리 집시법은 국민의 주거 및 사생활의 평온과 공공질서 보호를 위한 보완장치를 여러 규정을 통해 마련하고 있어서 옥외집회가 금지되는 시간대를 집시법 제10조 본문과 같이 광범위하게 규정하지 않더라도 입법목적 달성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집시법 제10조는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는 지나친 제한을 하고 있으며, 과도한 제한을 완화하기 위하여 규정된 집시법 제10조 단서는 집회의 허용을 행정청의 판단에 맡기고 있어 제한 완화의 적절한 방법이라 할 수 없다. 결국 집시법 제10조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이는 집시법 제10조 위반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3조 제1호에 대해서도 같다.
(3) 집시법 제10조의 위헌성은 야간옥외집회를 제한하는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위 조항에는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는바, 야간의 어떠한 시간대에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것이 집회의 자유를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하는 것인지에 관하여는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위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가 2010. 6. 30. 이전에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계속 적용되어 그 효력을 유지하도록 하며, 만일 위 일자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2010. 7.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하도록 한다.
4.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이동흡의 합헌의견
(1) 집회의 자유에 대한 내용중립적인 시간, 장소 및 방법에 관한 규제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한, 헌법 제21조 제2항의 금지된 허가에 해당하지 않는다. 집시법 제10조가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집회에 대한 허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결국 그 사전적 제한의 기준이 내용중립적인 것으로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것인지에 따라 결정되어질 문제라고 할 것인데, 집시법 제10조는 옥외집회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서 야간이라는 내용중립적이고 구체적이며 명확한 시간적 기준을 정하고 있으므로, 집시법 제10조가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허가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집시법 제10조는 집회 및 시위의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의 조화라는 정당한 입법목적 하에 규정된 것으로서, 야간의 옥외집회는 ‘야간’이라는 특수성과 ‘옥외집회’라는 속성상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수 있는 높은 개연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야간옥외집회의 원칙적 금지를 규정한 집시법 제10조는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야간옥외집회를 시간적으로 또는 공간적․장소적으로 더 세분화하여 규제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특히 필요한 야간옥외집회의 경우에는 일정한 조건하에서 허용되며, 대안적 의사형성 및 소통수단도 마련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집시법 제10조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 균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집시법 제10조는 헌법에 위반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하고, 이는 집시법 제10조 위반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집시법 제23조 제1호에 대해서도 같다.
5. 주문의 결정 및 선례 변경
이 사건 법률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이 5인이고,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의견이 2인이므로, 단순위헌 의견에 헌법불합치 의견을 합산하면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제1호에 규정된 법률의 위헌결정을 함에 필요한 심판정족수(6인)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되, 이 사건 법률조항들에는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으므로 입법자가 2010. 6. 30. 이전에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계속 적용되어 그 효력을 유지하도록 하고, 만일 위 일자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2010. 7.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하도록 한다. 아울러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이 결정과 견해를 달리해,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1989. 3. 29. 법률 제409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0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1994. 4. 28. 91헌바14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6. 재판관 조대현의 적용중지의견
집시법 제10조 및 제23조 제1호는 형벌에 관한 법률조항이다. 위헌부분이 포함된 이 사건 법률조항들을 헌법불합치결정 선고 후 개선입법 이전에 계속 적용하게 허용하는 것은 위헌법률의 규범력을 제거하려는 위헌법률심판제도의 본지에 어긋나고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적용 중지되어야 하고 계속 적용하게 해서는 아니된다.
【사후경과】
1. 이 결정은 야간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선언을 하면서, 2010. 6. 30.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계속 적용하도록 하였다. 계속적용의 범위와 방법을 둘러싸고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 이 결정이 선고되기 이전부터 국회에 집시법 전부개정법률안 등 여러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이나, 결정 선고후 결정취지에 따른 개선입법안은 아직 제출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