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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자 선거권 제한 사건
<헌재 2009. 10. 29. 2007헌마1462>
이 사건은 ‘선거일 현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이하, 수형자라 한다.)는 선거권이 없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관련조항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한 사안이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위헌) : 3(기각) : 1(각하)의 의견으로 위헌의견이 다수이기는 하나, 헌법소원의 인용결정에 관한 정족수(6인 이상)에 이르지 못하여 위 법률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기각하였다.
【사건의 배경】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중 제2호 전단은 "선거일 현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하는 자는 선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청구인은 병역법위반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중 이 사건 법률조항 때문에 2007. 12. 19. 실시된 제17대 대통령선거에 투표할 수 없자 위 법률조항이 자신의 선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1. 재판관 5인의 위헌의견
가. 청구기간 준수 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선거일 현재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할 때 당해 선거에서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선거권 등 기본권의 침해는 그 시행 후 청구인이 이에 해당되는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경우라 할 것이고, 구체적인 사유발생일은 선거일이라 할 것이다. 청구인은 그때로부터 90일 이내에 이 사건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므로 청구기간을 준수하였다.
나. 과잉금지원칙 등의 위반 여부
민주국가에서 국민주권과 대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핵심적인 수단으로서 선거권이 갖는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선거권 제한의 과잉여부는 보통선거의 원칙에 입각한 선거권 보장과 그 제한의 관점에서 헌법 제3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엄격한 비례심사를 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선거권의 박탈은 범죄자에 대해 가해지는 형사적 제재의 연장으로서 범죄에 대한 응보적 기능을 갖는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수형자에 대하여 그가 선고받은 생명형이나 자유형과는 별도로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은 수형자 자신을 포함하여 일반국민으로 하여금 시민으로서의 책임성을 함양하고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의식을 제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담고 있는 이러한 목적은 정당하고, 수형자의 선거권 제한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의 하나라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전면적․획일적으로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국가 공동체의 법질서를 해친다는 인식이나 의도가 없는 과실범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일정한 형기를 경과한 후 가석방심사위원회로부터 범죄의 동기·재범의 위험성 등 제반사정에 관한 충분한 심사를 받고 형기 만료에 앞서 사회에 복귀함으로써 주된 형벌인 ‘교정시설에의 수용’을 면한 가석방자 등을 선거권 제한의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민주주의 등 헌법질서를 부정하는 반국가적 성격의 범죄와 무관한 경미한 범죄로 단기 자유형을 받은 자에게까지 폭넓게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폭넓은 범위의 제한은 세계관의 다원주의를 전제로 다양한 사상이나 전력을 갖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선거에 참여하여 공동체의 질서를 형성하고자 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제도에 부합하지 아니한 측면이 있다. 그러므로, 입법자는 선거권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그 제한을 엄격히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개개 범죄의 종류나 내용, 불법성의 정도 등이 선거권 제한과 어떤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지’에 관하여 세심히 살피지 아니한 채 단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로서 그 형의 집행을 마치지 아니한 자’라는 기준을 설정하여 쉽사리 그리고 일률적으로 수형자의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 침해의 최소성의 원칙에 위반하였다 할 것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그리고 범죄의 성격과 선거권 제한과의 직접적 연관성도 불문하고 선거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이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중대한 범죄자에 대한 제재나 일반 시민들의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의식 제고’ 등의 공익보다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수형자 개인의 사익 또는 민주적 선거제도의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 제한에 있어 서로 대립하는 법익간의 균형성을 상실하였다 할 것이다.
다.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하여 수형자의 선거권을 침해하고, 헌법 제41조 제1항 및 제67조 제1항이 규정한 보통선거원칙에도 위반되어 수형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인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선언하여야 한다.
2. 재판관 3인의 기각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반사회적 행위를 한 중범죄자에 대한 형사적 제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심사를 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형법 규정에 의하면, 금고형은 적어도 1월 이상 범죄자를 교도소에 구금함으로써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가하는 형이고, 이는 선거권 및 피선거권 등의 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자격상실형 또는 자격정지형보다 중한 형이다. 그리고 우리 헌법은 법관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에는 법관의 신분을 박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역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일정한 경우 공무원 신분을 박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변호사 등 여러 전문자격의 경우에도 관련 법률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에 대한 일정한 결격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금고 이상의 선고형’이라는 기준은 이러한 기본권 제한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한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집행유예 판결이 아닌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형집행 중인 수형자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인바, 이러한 중한 형을 선고받은 수형자에 대하여 형집행기간 동안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입법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벗어난 과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수형자가 입게 되는 선거권 제한이라는 불이익은 금고형보다 가벼운 형벌인 자격상실이나 자격정지의 한 효과에 불과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선거권 제한의 기간은 모든 수형자에게 일률적인 것이 아니라 각 수형자가 선고받은 형량, 즉 형사책임의 경중에 비례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중대한 범죄자에 대한 형사적 제재 및 일반 국민들의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의식 제고’ 등의 공익이 수형자 개인의 형집행기간 동안의 선거권 제한이라는 불이익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균형성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청구인의 선거권 및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3. 재판관 1인의 각하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법 제43조 제2항(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하거나 면제될 때까지 공법상의 선거권 등의 자격이 정지된다)의 효과를 반영한 것이므로 이로 인한 선거권 제한 등 기본권침해 사유 역시 형법 제43조 제2항에서와 마찬가지로 판결이 확정된 때 발생한다. 그런데 청구인은 그 때로부터 1년이 경과한 뒤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으므로 헌법재판소법 제69조 제1항 소정의 청구기간을 준수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