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헌라8등.hwp 21-2
미디어법 관련 권한쟁의 사건
<헌재 2009. 10. 29. 2009헌라8‧9‧10(병합)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등 간의 권한쟁의>
【사건의 배경】
(1) 청구인들은 민주당 등 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고, 피청구인들은 국회의장 및 국회부의장이다.
(2) 피청구인 국회의장은 2009. 7. 22. 11:00경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방송법 원안’이라 한다) 등 여‧야간 협상에 난항을 겪던 언론관계 법률안들을 국회 본회의에 직권 상정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같은 날 15:35경 피청구인 국회부의장은 청구인 측의 출입문 봉쇄로 본회의장에 진입하지 못한 국회의장으로부터 의사진행을 위임받아 제283회 국회 임시회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였다.
같은 날 15:37경 국회부의장은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보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이하 ‘신문법 원안’이라 한다), 방송법 원안,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인터넷멀티미디어법안‘이라 한다)을 일괄 상정하고, 심사보고나 제안설명은 단말기 회의록, 회의자료로 대체하고 질의와 토론도 실시하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3) 먼저 신문법 원안에 대하여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 외 168인이 발의한 수정안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진바, 재적 294인, 재석 162인, 찬성 152인, 반대 0인, 기권 10인의 표결결과가 나오자 국회부의장은 신문법 수정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하였다.
(4) 국회부의장은 이어 방송법 원안에 대하여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 외 168인이 발의한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였고, 몇 분이 경과한 후 “투표를 종료합니다.”라고 선언하였으며, 곧이어 투표종료버튼이 눌러졌는데, 전자투표 전광판에는 재적 294인, 재석 145인, 찬성 142인, 반대 0인, 기권 3인이라고 표시되었다.
이에 국회부의장은 ‘강승규 의원 외 168인으로부터 제출된 수정안에 대해서 투표를 다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석의원이 부족해서 표결 불성립되었으니 다시 투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여 재투표를 진행하였고, 투표 종료를 선언한 후 전광판에 재적 294인, 재석 153인, 찬성 150인, 반대 0인, 기권 3인으로 투표결과가 집계되자, 방송법 수정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하였다.
(5) 그 후 인터넷멀티미디어 법안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재석 161인, 찬성 161인, 반대 0인, 기권 0인으로 표결결과가 집계되자 국회부의장은 위 법률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하였다. 국회부의장은 같은 날 16:12경 ‘금융지주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금융지주회사법 원안’이라 한다)을 상정하고, 이 안건에 대하여 박종희 의원 외 168인으로부터 발의된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였으며, 재석 165인 가운데 찬성 162인, 기권 3인으로 표결결과가 집계되자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의 가결을 선포하였고, 같은 날 16:16경 본회의는 산회되었다.
(6) 이 날 본회의장 의장석 주변은 경위들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민주당 등 일부 야당 소속 의원들의 의장석 점거를 막기 위하여 에워싸고 있었고, 일부 야당소속 의원들은 ‘대리투표 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곳곳에서 단상점거를 시도하는 등으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8) 위 각 법률안은 2009. 7. 27. 정부로 이송되어 그 다음날인 2009. 7. 28. 국무회의에 상정되었으며, 2009. 7. 31. 공포되었다.
(9) 청구인들은 피청구인 대한민국 국회 부의장이 2009. 7. 22. 국회본회의에서 방송법 수정안에 대하여 재투표를 실시함으로써 일사부재의의 원칙을 위배하고, 신문법 수정안, 방송법 수정안, 인터넷멀티미디어 법안,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의 심의·표결과정에서 심사보고, 제안취지 설명 및 질의·토론절차를 생략하였으며, 신문법안 의결과정에서 대리투표의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각 법률안의 가결을 선포함으로써 헌법 및 국회법에 의하여 부여된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한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국회의장 및 국회부의장을 상대로 권한침해의 확인과 법률안 가결선포행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 국회의장이 2009. 7. 22. 15:35경 개의된 제28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신문법안의 가결을 선포한 행위에 대하여 7:2의 의견으로, 방송법안의 가결을 선포한 행위에 대하여 6:3의 의견으로, 위 각 가결선포행위가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한을 침해하였음을 확인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위 각 법률안 가결선포행위의 무효확인 청구에 대하여는 신문법안의 경우 6:3의 의견으로, 방송법안의 경우 7:2의 의견으로 이를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한편, 피청구인 국회의장이 위 본회의에서 인터넷멀티미디어법안 및 금융지주회사법안의 각 가결을 선포한 행위에 관한 권한침해확인청구에 대하여는 5:4의 의견으로 각 기각결정을 선고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국회부의장을 상대로 한 권한쟁의심판의 가부
권한쟁의심판에서는 처분 또는 부작위를 야기한 기관으로서 법적 책임을 지는 기관만이 피청구인적격을 가지므로, 이 사건 심판은 의안의 상정․가결선포 등의 권한을 갖는 국회의장을 상대로 제기되어야 한다. 국회부의장은 국회의장의 직무를 대리하여 법률안을 가결선포할 수 있을뿐(국회법 제12조 제1항), 법률안 가결선포행위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는 주체가 될 수 없으므로, 국회부의장에 대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피청구인 적격이 인정되지 아니한 자를 상대로 제기되어 부적법하다(이하, ‘피청구인’이라고만 표시되었을 경우 이는 국회부의장이 ‘피청구인 국회의장’의 직무를 대리한 것을 의미한다).
재판관 조대현의 보충의견
이 사건은 국회의 심의․표결행위를 전체적으로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이므로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이 피청구인 적격을 가지고, 국회부의장은 국회의 대표자가 아니므로 피청구인 적격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나. (1) 법률안 심의․표결권의 포기가부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은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국가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이 그 본질적 임무인 입법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보유하는 권한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국회의원이 개별적인 의사에 따라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 의사진행을 방해한 국회의원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의 적법여부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의 경우는 헌법상의 권한질서 및 국회의 의사결정체제와 기능을 수호․유지하기 위한 공익적 쟁송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므로, 청구인들 중 일부가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려는 과정에서 피청구인의 의사진행을 방해하거나 다른 국회의원들의 투표를 방해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심판청구 자체가 소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재판관 이동흡의 일부 각하의견
일부 청구인들은 문제된 안건에 대하여 심의․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청구인의 의사진행과 다른 국회의원들의 심의․표결권 행사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려고 적극적으로 방해하였는바, 위 청구인들에 대하여는 권한쟁의심판청구의 적법요건으로서 권리보호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각하되어야 한다.
다. 신문법안의 가결선포행위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1) 안건의 제안취지 설명 절차가 위법 여부 (소극)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의 적법의견
제안취지의 설명에 관한 국회법 규정의 취지는 심의․표결에 참가할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제안된 법률안의 취지와 내용을 알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국회의원들이 실제로 신문법 수정안을 표결할 때에는 법률안의 취지와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으므로, 신문법 수정안에 대한 제안취지의 설명은 이루어졌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피청구인이 제안취지 설명에 관한 국회법 제93조를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적법의견
신문법 수정안이 표결개시 선언될 때 e-의안시스템에 입력되었을 뿐 아직 회의진행시스템에 입력되지 아니한 절차적 흠결이 있다. 그러나, 청구인들이 e-의안시스템에 의하여도 신문법 수정안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고, 표결이 실질적으로 개시되기 전에 의안이 회의진행시스템에 입력된 이상, 회의장의 질서가 극도로 문란하였던 상황에서 피청구인이 위와 같은 제안취지 설명을 유효한 것으로 보고 표결절차를 진행한 것은 국회의장의 자율적 의사진행권한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국회법 제93조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송두환의 위법의견
법률안 제안취지의 설명은 의안에 대한 질의․토론 및 표결을 위한 의사결정의 불가결한 전제가 되므로, 일반적인 ‘구두설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대체되는 경우 제안자가 직접 설명한 것과 다름없다고 인정될 정도로 용이하고 간편한 방식으로, 질의․토론 및 표결절차가 진행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 사건에서 신문법 수정안 표결 선포 후 표결이 실제로 개시되기 30여초 전에 해당 안건을 회의진행시스템에 입력한 것으로는 국회법이 요구한 ‘안건의 제안취지 설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청구인은 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아니한 안건에 대하여 제안자의 취지설명도 없는 상태에서 표결을 선포한 잘못이 있고, 따라서 국회법 제93조 단서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
(2) 질의․토론 절차가 위법 여부(적극)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송두환의 위법의견
국회의 심의절차는 의회주의 이념을 기초로 하는 국회 입법절차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국회법 제93조도 심의절차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입법절차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로 규정하고 있고, 특히 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아니한 안건에 대하여는 본회의의 의결에 의하여도 질의․토론 절차를 생략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안건에 관한 심의가 보장되도록 하고 있다.
피청구인은 신문법안을 다른 법안들과 일괄 상정하고, 그 즉시 그에 대한 질의․토론은 실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다음 곧바로 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은 신문법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선포하였으며, 표결선포 후 약 11분 가량이 지난 후에야 신문법 수정안이 회의진행시스템에 입력되고, 그로부터 약 30초 후에 투표가 시작된 점 등의 회의 진행상황에 비추어보면, 청구인들이 피청구인의 표결선포 전에 질의나 토론 신청을 준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였다. 또한 국회법 제110조 제2항에 따라 표결선포 이후에는 질의․토론 자체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피청구인이 의안 내용을 사전에 제공하지 아니한 채 표결선포를 함으로써 질의 및 토론 신청의 기회는 실질적으로 봉쇄되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에게 신문법 수정안에 대한 질의· 토론 신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사전에 부여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러한 상태에서 질의ㆍ토론절차를 생략한 피청구인의 의사진행은 국회법 제93조를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심의ㆍ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다.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이동흡의 위법의견
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상정된 법률안의 경우에 국회의장이 질의․토론신청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이를 언급도 하지 아니한 채 질의․토론을 생략하고 곧바로 표결처리에 나아가는 의사진행은 국회의장의 의사진행 권한의 한계를 넘어 청구인들의 질의․토론의 기회를 봉쇄하는 것으로서 정당화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심의ㆍ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다.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적법의견
국회의장은 질의․토론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질의 유무를 확인한 후 질의 신청이 없으면 토론에 들어가고, 토론 신청도 없는지 확인한 후 표결에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나, 회의 운영상 질의 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질의 부분을 생략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무방하고, 이는 토론의 경우도 동일하다.
피청구인은 의사진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청구인들의 의사진행 저지행위에 비추어 의안에 대한 질의․토론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여 신문법 원안 또는 수정안에 대하여 질의․토론 신청 유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질의․토론을 생략한 후 표결을 선포하였는바, 제반 사정과 국회의 자율성에 비추어 볼 때, 피청구인의 그러한 판단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잘못되어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표결 절차에서, 표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저해되고 그로 인하여 표결 결과의 정당성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 및 다수결의 원칙에 위배되었는지 여부(적극)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송두환의 위법의견
헌법 제49조가 천명한 다수결의 원칙은 국회의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 내지 정당성이 확보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고, 국회의원의 법률안 표결권은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과 다른 국회의원의 표결권이 모두 정당하게 행사되고 확인되는 과정을 거쳐 국회의 최종 의사로 확정되는 국회입법권의 근본적인 구성요소이다. 따라서 법률안에 대한 표결의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저해되고 이로 인하여 표결 결과의 정당성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표결절차는 헌법 제49조 및 국회법 제109조가 규정한 다수결 원칙의 대전제에 반하는 것으로서 국회의원의 법률안 표결권을 침해한다.
신문법 수정안 표결 전후의 무질서하였던 회의장 상황 및 현행 전자투표 방식의 맹점 등을 고려할 때, 피청구인으로서는 표결과정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질서를 확보하고 위법한 투표행위나 투표 방해행위를 제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결과, 신문법 수정안에 대한 표결 과정에 권한 없는 자에 의한 임의의 투표행위, 위법한 무권 또는 대리투표행위로 의심받을 만한 여러 행위, 투표방해 또는 반대 투표행위 등 정상적인 절차에서 나타날 수 없는 투표행위가 다수 확인되는바, 신문법 수정안에 대한 표결절차는 자유와 공정이 현저히 저해되었다.
신문법 수정안 표결 전후 상황, 위법의 의심이 있는 투표행위의 횟수 및 정도 등을 종합하면, 신문법 수정안의 표결 결과는 극도로 무질서한 상황에서 발생한 위법한 투표행위, 정당한 표결권 행사에 의한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가릴 수 없는 다수의 투표행위들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서, 표결과정의 현저한 무질서와 불합리 내지 불공정이 표결 결과의 정당성에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있다.
결국, 피청구인의 신문법안 가결선포행위는 헌법 제49조 및 국회법 제109조의 다수결 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다.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적법의견
피청구인의 신문법안 가결선포행위가 국회의원인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신문법안 표결이 극도의 혼란 속에서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비전형적인 투표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쳐 청구인들의 투표가치를 훼손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증거만으로는 이러한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청구인들의 표결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재판관 김종대의 적법의견
국회의 자율권을 존중하여야 하는 헌법재판소로서는 국회의장의 법률안 가결선포행위와 관련된 의사진행절차상의 제반 사실을 인정함에 있어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회본회의 회의록의 기재 내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무권 또는 대리투표 등이 국회본회의 회의록에 명기되어 있지 아니한 이 사건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회의 의사진행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라. 방송법안의 가결선포행위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1) 안건의 제안취지 설명 절차의 위법 여부 (소극)
방송법안의 경우 의안이 회의진행시스템에 입력된 후 법률안에 대한 표결이 선포되었고 그러한 상태가 표결 종료 시까지 유지되어 있었으므로, 국회법 규정이 요구하는 의안에 대한 제안취지 설명은 이루어졌다고 볼 것이다.
(2) 질의․토론 절차의 위법 여부(소극)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적법의견
방송법안의 경우 청구인들은 표결이 선포되기 전에 질의나 토론을 신청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바, 질의나 토론 신청이 있었다는 점이 명백하지 않은 이상 질의나 토론 신청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의사를 진행한 피청구인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또한 이 사건 당일 장내가 소란하여 의사진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피청구인이 위 각 법률안에 대한 표결에 앞서 질의․토론 신청의 유무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국회법 제93조에 위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송두환의 위법의견
질의와 토론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 원리 등에서 도출되는 법률안 심의․표결권의 본질적 내용을 구성한다.
방송법안의 경우 청구인들에게 미리 질의나 토론 신청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은데다, 질의․토론 신청 유무를 확인하지도 아니함으로써 청구인들이 의안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파악하여 질의․토론을 신청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청구인들에게 질의․토론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볼 수 없다.
질의․토론을 임의로 생략할 권한이 없는 피청구인이 장내소란을 이유로 질의․토론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은 그 발언의 효력 유무와는 무관하게 질의와 토론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서 자율적 의사진행 권한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이동흡의 위법의견
앞서 신문법안에 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다.
(3) 표결 절차에서 일사부재의의 원칙에 위배하였는지 여부(적극)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의 위법의견
헌법 제49조 및 국회법 제109조는 의결정족수에 관하여 일부 다른 입법례와는 달리, 의결을 위한 출석정족수와 찬성정족수를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의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규정의 성격이나 흠결의 효력을 별도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국회의원이 특정 의안에 반대하는 경우 회의장에 출석하여 반대투표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회의에 불출석하는 방법으로도 반대 의사를 표시할 수 있으므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의 요건이 국회의 의결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나 효력을 달리 할 이유가 없다.
전자투표에 의한 표결의 경우 국회의장의 투표종료선언에 의하여 투표 결과가 집계됨으로써 안건에 대한 표결절차는 실질적으로 종료되므로, 투표의 집계 결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에 미달한 경우는 몰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에 미달한 경우에도 국회의 의사는 부결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방송법 수정안에 대한 1차 투표가 종료되어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에 미달되었음이 확인된 이상, 방송법 수정안에 대한 국회의 의사는 부결로 확정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청구인이 이를 무시하고 재표결을 실시하여 그 표결 결과에 따라 방송법안의 가결을 선포한 행위는 일사부재의 원칙(국회법 제92조)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다.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이동흡의 적법의견
헌법 제49조 및 국회법 제109조의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이라는 의결정족수는 국회의 의결을 유효하게 성립시키기 위한 전제요건인 의결능력에 관한 규정으로서,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다수결 원칙을 선언한 의결방법에 관한 규정과는 그 법적 성격이 구분된다. 따라서 의결정족수에 미달한 국회의 의결은 유효하게 성립한 의결로 취급할 수 없다.
국회에서의 실무 관행도 이와 같고, 의결정족수를 국회의 의결을 유효하게 성립시키기 위한 전제요건으로 보는 것은 비교법적으로도 공통된 것으로서, 이렇게 보지 않을 경우 소수의 국회의원만이 참석한 상태에서의 표결도 가능하고 이 때에는 굳이 투표결과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부결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대의민주주의의 원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방송법 수정안에 대한 투표가 종료된 결과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이라는 의결정족수에 미달된 이상, 방송법 수정안에 대한 국회의 의결이 유효하게 성립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청구인이 방송법 수정안에 대한 재표결을 실시하여 그 결과에 따라 방송법안의 가결을 선포한 것이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마. 인터넷멀티미디어법안 및 금융지주회사법안의 가결선포행위가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1) 안건의 제안취지 설명 및 질의․토론 절차의 위법 여부 (소극)
앞서 방송법안에 대한 판단[라-(1), (2)]에서 본 바와 같다.
(2)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이 국회법 제95조가 정한 수정동의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국회법상 수정안의 범위에 대한 어떠한 제한도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과 국회법 규정에 따른 문언의 의미상 수정이란 원안에 대하여 다른 의사를 가하는 것으로 새로 추가, 삭제 또는 변경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점에 비추어, 어떠한 의안으로 인하여 원안이 본래의 취지를 잃고 전혀 다른 의미로 변경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다면 이를 국회법상의 수정동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바. 신문법안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무효 확인청구의 인용 여부(소극)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기각의견
앞서 본 바와 같이 신문법안 가결선포행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가결선포행위가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함을 전제로 구하는 무효 확인청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의 기각의견
권한쟁의심판 결과 드러난 위헌․위법 상태를 제거함에 있어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의 정치적 형성권을 가급적 존중하여야 하므로, 재량적 판단에 의한 무효 확인 또는 취소로 처분의 효력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권한질서의 회복을 위하여 헌법적으로 요청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 있어서도 국회의 입법에 관한 자율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헌법재판소는 처분의 권한 침해만을 확인하고, 권한 침해로 인하여 야기된 위헌․위법상태의 시정은 피청구인에게 맡겨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판관 김종대의 기각의견
피청구인의 가결선포행위가, 무효나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행정처분의 성격을 갖는 경우가 아닌 한, 국회의 법률제정과정에서 비롯된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사이의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사건에 있어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권은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 그치고, 그 후 법률안 가결선포행위의 효력에 대한 사후의 조치는 오직 국회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의하여 해결할 영역에 속한다.
재판관 이동흡의 기각의견
이 사건 각 법률안 가결선포행위의 무효 여부는 그것이 입법절차에 관한 헌법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흠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가려져야 한다.
이 사건 신문법안은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중 압도적 다수의 찬성으로 의결되었는바, 위 법률안 의결과정에서 피청구인의 질의·토론에 관한 의사진행이 국회법 제93조에서 규정한 절차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다수결의 원칙(헌법 제49조), 회의공개의 원칙(헌법 제50조)등 헌법의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송두환의 인용의견
신문법안은 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아니하여 국회 본회의에서 질의․토론을 생략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안취지 설명이나 질의․토론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표결된 것이므로, 국회의 의결을 국민의 의사로 간주하는 대의효과를 부여하기 위한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신문법안에 대한 국회의 의결은 국민의 의사로 간주될 수 없으므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더구나 신문법안의 경우 질의․토론절차가 생략된 점 외에도, 표결절차의 공정성, 표결 결과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바, 위의 사유들은 중첩적으로 결합하여 중대한 무효사유를 구성한다.
재판관 김희옥의 인용의견
권한쟁의심판제도는 국가권력의 통제를 통한 권력분립의 실현과 소수의 보호를 통한 민주주의의 실질화, 객관적 헌법질서 유지 및 관련 국가기관의 주관적 권한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헌법재판소법 제61조 제2항, 제66조 제1, 2항도 권한쟁의심판이 객관적 쟁송과 주관적 쟁송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신문법안의 가결을 선포한 피청구인의 행위가 헌법과 국회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인정한 이상 무효 확인청구를 인용함이 상당하다.
사. 방송법안 가결선포행위에 대한 무효 확인청구의 인용 여부(소극)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김희옥의 기각의견
앞서 본 바와 같이 방송법안 가결선포행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가결선포행위가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임을 전제로 한 무효 확인청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목영준의 기각의견
헌법재판소법 제66조는 권한침해확인과 아울러 원인되는 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 확인까지 할 것인지 여부를 헌법재판소의 재량에 맡겨놓고 있는바, 우리 헌법은 국회의 의사절차에 관한 기본원칙으로 제49조에서 ‘다수결의 원칙’을, 제50조에서 ‘회의공개의 원칙’을 각 선언하고 있으므로, 결국 법률안의 가결선포행위의 효력은 입법절차상 위 헌법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하자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피청구인의 방송법안 가결선포행위는 비록 국회법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지만, 그 하자가 입법절차에 관한 헌법규정을 위반하는 등 가결선포행위를 취소 또는 무효로 할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재판관 김종대의 기각의견
앞서 신문법안 가결선포행위의 무효 확인청구에서 밝힌 바와 같은 이유로, 방송법안 가결선포행위의 무효 확인청구도 기각되어야 한다.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송두환의 인용의견
방송법안의 경우 질의․토론절차가 생략되어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절차의 하자가 이미 중대한 경우이므로 국회법 제92조(일사부재의) 위반의 점도 부가적 사유로 삼아, 가결선포행위의 무효를 선언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