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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심판의 변호사 강제주의 사건
<헌재 2008헌마439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 위헌확인>
이 사건은 헌법소원심판에 있어 반드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이 변호사 자격이 없는 자의 재판청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관한 사건으로, 헌법재판소는 변호사 강제주의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여 종전의 합헌 결정을 유지한 사안이다.
【사건의 배경】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에 재학 중인 청구인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은 채 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면서(2008헌마438), 변호사 강제주의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이 변호사 자격이 없는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청구인과 같은 법학전공자에게조차 변호사 선임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재판청구권, 학문의 자유,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된 자기의사결정권 및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을 침해한다며 2008. 6.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 법률조항】
이 사건 심판 대상은 헌법재판소법(1988. 8. 5 법률 제4017호로 제정된 것) 제25조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심판 대상 조항은 다음과 같다.
헌법재판소법(1988. 8. 5. 법률 제4017호로 제정된 것)
제25조(대표자․대리인) ③ 각종 심판절차에 있어서 당사자인 사인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아니하면 심판청구를 하거나 심판수행을 하지 못한다. 다만, 그가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합헌의견) : 2(위헌의견)의 의견으로 헌법소원심판에 있어 변호사 대리를 강제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재판관 7인의 다수의견
가.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변호사 강제주의는 법률지식이 불충분한 당사자가 스스로 심판을 청구하여 이를 수행할 경우 헌법재판에 특유한 절차적 요건을 흠결하거나 전문적인 주장과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여, 침해된 기본권의 구제에 실패할 위험을 제거하거나 감소시켜 기본권의 침해에 대한 구제를 보장한다.
변호사는 승소의 가망이 없는 헌법재판의 청구를 자제시키고 헌법재판에서의 주장과 자료를 정리, 개발하고 객관화하는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헌법재판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며, 헌법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하는바, 이는 국가사법의 민주적 운영에 기여한다.
변호사 강제주의 아래에서는 국민은 변호사에게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지고, 자신의 재판청구권을 혼자서는 행사할 수 없게 되는 제약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과 제약은 개인의 사적 이익에 대한 제한임에 반하여, 변호사가 헌법재판에서 수행하는 앞에서 본 기능은 모두 국가와 사회의 공공복리에 기여하는 것이다. 양자를 비교할 때 변호사의 강제를 통하여 얻게 되는 공공의 복리는 그로 인하여 제한되는 개인의 사익에 비하여 훨씬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헌법재판 중 헌법소원의 경우에는 당사자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자력이 없는 때 또는 공익상 필요한 때에는 국가의 비용으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주는 광범위한 국선대리인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법 제70조),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는 경우에도 당사자 본인이 스스로의 주장과 자료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여 재판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전혀 봉쇄되어 있지 않다는 점, 변호사는 본질적으로 당사자 본인의 재판청구권 행사를 도와주는 것이지 이를 막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변호사 강제주의를 규정한 법 제25조 제3항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합리적인 규정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나. 평등권 침해여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과 같이 변호사 자격이 없는 자는 비록 법학전공자라 할지라도 반드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서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하므로,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와 변호사 자격이 없는 자를 차별하고 있다.
그런데 입법자가 변호사제도를 도입한 것은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윤리적 소양을 갖춘 변호사에게 법률사무를 맡김으로써 법률사무에 대한 전문성, 공정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여 일반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데 목적이 있고(헌재 2000. 4. 27. 98헌바95등, 판례집 12-1, 508, 529 참조), 특히 국가기관과 국민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헌법재판에 있어서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에게 소송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이 현저히 크다고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변호사 선임비용이 고액이라는 점이 지적될 수는 있으나,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70조 소정의 국선대리인 제도를 통해 보완이 가능하고, 청구인의 주장처럼 변호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법학전공자들이나 법학자에게 변호사 강제주의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변호사 선임비용의 절감이나 효율적인 심판수행을 가져올 수 있는지 여부도 분명치 않다.
따라서 변호사 자격을 갖춘 자만이 헌법재판을 대리하거나 직접 심판청구, 소송수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부당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2. 재판관 2인의 위헌의견
헌법소원심판은 공권력의 행사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에 이를 구제하는 최후적 절차인 동시에, 객관적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절차이다. 한편, 헌법소원심판은 일반소송과는 달리 원칙적으로 서면심리에 의하고, 예외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구두변론을 하고 있으며, 직권심리주의를 취하고 있는바, 변호사 강제주의라는 엄격한 제소요건을 유지하는 것은 헌법소원심판의 본질과 심리 방법의 특수성에 비추어 적정하지 않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제한하는 목적의 정당성이나 수단의 적합성이 의문스럽다.
변호사 강제주의라는 엄격한 제소요건을 두지 않으면서도, 청구인의 능력과 사건의 특수성을 심리하여 예외적으로 변호사 선임명령을 하거나, 심리에 특별히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변호사 자격유무에 구애받지 않고 대리인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또한 지정재판부의 업무를 강화하거나, 공탁금 제도의 활성화 또는 변호사 수임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의 다른 대체수단을 통해서도 헌법소원의 남용을 방지할 수 있고, 심판청구의 보정요구나 민사소송법상 석명준비명령 등을 통해 청구인을 보호할 수 있다.
이처럼 보다 덜 기본권 제한적인 다른 대체수단을 강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변호사 강제주의라는 엄격한 제소요건을 두는 것은 최소침해성 원칙에도 위반된다.
나아가 현행 국선대리인 제도의 경우, 선임신청을 위한 요건이 비교적 엄격하여 일반국민의 권리보호에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국선대리인 제도의 존재만을 이유로 변호사 강제주의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변호사 강제주의는 헌법소원심판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고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사후경과】
이 결정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89헌마120(1990. 9. 3. 선고), 2001헌마152(2001. 9. 27. 선고), 2003헌마783 결정(2005. 6. 30. 선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만 전원일치 합헌의 종전 선례들과는 달리 재판관 2인의 위헌의견이 추가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초의 합헌결정이 나간 이후 학계에서는 당사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변호사 대리 없이는 헌법소원심판청구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여서는 아니되고, 국선변호인 선정요건을 완화하거나 변호사 수임료 보조 등의 다른 구제수단을 두어야 한다는 비판이 있었는데(정종섭, 헌법재판연구, 1995. 126), 이러한 학계의 비판은 이번 사건에서도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