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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혼의 취소청구권자 사건
<헌재 2010. 7. 29. 2009헌가8 민법 제818조 위헌제청>
이 사건은 민법 제818조가 중혼의 취소청구권자에서 직계비속을 제외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직계비속을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되지만, 법적 공백상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2011.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한다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사안이다.
【사건의 배경】
제청신청인의 부(父, 망인)가 1933년 현재의 북한지역에서 제청신청인의 친모(이하, '갑‘)와 혼인을 하였고, 그 사이에서 제청신청인 등이 출생하였는데, 이후 망인이 한국에서 갑가 사망하지 않았음에도 1959년 갑의 사망신고를 하고 (갑은 1997년 사망), 이후 망인의 사망 당시 처(이하, ‘을’)와 혼인신고를 하여, 또 다른 자식들을 출산하였는바, 망인은 1987년 사망하고, 제청신청인은 2009년 생존해있는 을에 대하여 2009. 2. 16. 중혼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서울가정법원 2009드단14527).
위 사건의 계속 중 제청신청인은 2009. 6. 8. 민법 제818조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고(2009즈기666), 제청법원은 이 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심판대상조항】
민법 제818조(중혼의 취소청구권자)
혼인이 제810조의 규정을 위반한 때에는 당사자 및 그 배우자, 직계존속, 4촌 이내의 방계혈족 또는 검사가 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7(헌법불합치) : 1(한정위헌) : 1(합헌)의 의견으로 민법 제818조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법정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중혼의 취소청구권자를 규정하면서, 직계존속과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은 포함시키면서도 직계비속을 포함하지 아니하였는데, 그와 같은 규정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직계비속을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본다.
먼저, 중혼 당사자와 가장 가까운 직계존속인 부모와 직계비속 중에 가장 가까운 자식을 비교해보면, 그 촌수는 모두 1촌으로 동일하며, 그와 같은 차별을 한 이유는 부모의 중혼 여부에 대하여 자식이 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가부장적ㆍ종법제적인 사고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일 뿐이고, 다른 합리적인 사유를 상정하기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종래 동성동본금혼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헌재 1997. 7. 16. 95헌가6등), 호주제에 대한 헌법불합치결정(헌재 2005. 2. 3. 2001헌가9) 등을 통하여 가부장적 제도가 헌법적 혼인질서 등에 반한다고 판단해 왔는바, 직계존속을 중혼취소청구권자로 규정하면서도 중혼의 취소에 대하여 상속권 등과 관련하여 법률적인 이해관계가 이에 못지않게 크다고 볼 수 있는 직계비속을 중혼취소 청구권자에서 제외한 것은 우리 헌법이 제정 당시부터 헌법적 결단을 통하여 용인하지 않기로 한 가부장적 사고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중에 가족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백숙부ㆍ종형제자매ㆍ조카 등이 가족인 직계비속은 가지지 못하는 중혼취소청구권을 가지게 되고, 직계비속보다 나이가 더 어릴 수 있는 종형제자매(4촌)는 중혼취소청구권을 가지게 되는 반면에 중혼취소를 통하여 재산상속분이 증가할 수 있고,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보훈급여금의 지급순위가 달라질 수 있는 등 중혼 취소를 구할 법률적 이해관계가 더 큰 직계비속은 그 취소청구권을 가지지 못하게 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다.
한편 검사가 중혼취소청구권자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어, 직계비속이 중혼취소 청구권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위와 같은 차별의 불합리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직계비속이 검사에게 그 중혼취소청구권을 행사하여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절차규정도 없고, 나아가 직계비속이 검사에게 취소청구를 구한다고 하여도 이는 검사로 하여금 그 직권발동을 촉구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러한 제도가 위에서 본 차별의 불합리성을 교정할 수는 없다고 볼 것이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직계존속 및 4촌 이내의 방계혈족에게는 중혼의 취소청구권을 부여하고, 직계비속에게는 중혼의 취소청구권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헌법에 위반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할 것이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언하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11.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된다.
2. 재판관 1인의 별개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에 대한 주문은 헌법불합치결정으로 할 것이 아니고, 그 심판대상을 특정하고, 구체적인 권리구제가 가능한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직계존속과 방계혈족을 중혼취소청구권자로 규정하면서 직계비속을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결정의 형식을 취해야 한다.
3. 재판관 1인의 반대의견
중혼상태의 실상을 보면 전혼은 사실상 해소되고 후혼이 실질적인 혼인기능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점, 민법이 중혼을 혼인무효사유로 규정하지 아니하고 혼인취소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중혼의 취소 여부는 중혼으로 인하여 직접적으로 법익을 침해당한 중혼 당사자와 그 배우자의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할 사항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민법 제818조 중 “직계존속,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을 중혼취소청구권자로 규정한 부분은 중혼당사자의 혼인관계상의 권리와 혼인관계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민법 제818조가 직계비속을 중혼취소청구권자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이 위헌이라고 선언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