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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된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사건
<헌재 2012. 5. 31. 2009헌바123, 126(병합)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 위헌소원>
이 사건은 1993. 12. 31. 법률 제4666호로 전부 개정된 조세감면규제법이 시행됨으로써 폐지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구 조세감면규제법(1990. 12. 31. 법률 제4285호) 부칙 제23조를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여 과세의 근거로 삼는 것은 헌법상 권력분립원칙과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사건의 배경】
가. 청구인 지에스칼텍스 주식회사(이하 ‘지에스칼텍스’라 한다.)와 에이케이리테일 주식회사(이하 ‘에이케이리테일’이라 한다.)는 1990. 10. 1. 구 조세감면규제법(1990. 12. 31. 법률 제42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의2에 근거하여 각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 상장을 준비하였으나 2003. 12. 31.까지 상장이 어렵게 되자, 청구인 지에스칼텍스는 2003. 12. 30. 스스로 자산재평가를 취소하였고, 청구인 에이케이리테일은 상장하지 않은 채 2003. 12. 31.을 지나 버렸다.
나. 과세관청은 2004. 4. 16. 청구인 지에스칼텍스에 대하여, 2004. 1. 16. 청구인 에이케이리테일에 대하여, 위와 같이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후 정해진 기한에 주식상장을 하지 않거나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경우 법인세를 부과하는 근거조항이었던 구 조세감면규제법(1990. 12. 31. 법률 제4285호) 부칙 제23조 제1항 및 제2항(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에 근거하여 법인세등을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들은 위 각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법원에 제기한 후, 이 사건 부칙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거쳐 2009. 6. 2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구 조세감면규제법(1990. 12. 31. 법률 제4285호) 부칙 제23조(기업공개시의 재평가특례에 관한 경과조치 등) ① 이 법 시행 전에 종전의 제56조의2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재평가를 한 법인에 대하여는 종전의 동조 동항 단서의 규정에 불구하고 재평가일부터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이내에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미 행한 재평가를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로 보지 아니한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재평가를 한 법인이 당해 자산재평가적립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본에 전입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재평가일부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 이내에 그 재평가를 취소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당해 법인은 각 사업연도소득에 대한 법인세(가산세와 당해 법인세에 부가하여 과세되는 방위세를 포함한다)를 재계산하여 재평가를 취소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분 법인세과세표준신고와 함께 신고⋅납부하여야 한다.
【결정의 주요내용】
가. 조세는 국민의 재산권 제한과 관련되므로 납세의무를 성립시키는 과세요건과 조세의 부과⋅징수절차 모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이고, 과세요건법정주의와 과세요건명확주의를 그 핵심내용으로 한다.
법률이 전부 개정된 경우에는 기존 법률을 폐지하고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종전의 본칙은 물론 부칙 규정도, 그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거나 이를 계속 적용한다는 등의 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위 전부개정법률의 시행으로 인하여 실효된다.
이 사건 부칙조항은 그 이후 제정된 구 조세감면규제법(1993. 12. 31. 법률 제466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이하 ‘이 사건 전문개정법’이라 한다.)에서 그 계속적용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고 위 부칙조항을 대체할 만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둔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전문개정법이 시행된 1994. 1. 1.자로 실효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그런데 대법원은 2006두19419 판결 및 2006두17550 판결에서, “ⅰ) 이 사건 전문개정법의 입법자는 위 전문개정법에서 이 사건 부칙조항을 계속하여 적용한다는 내용의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더라도 이미 폐지된 자산재평가 특례제도와 관련된 사항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ⅱ) 이 사건 부칙조항이 실효된 것으로 본다면, 이미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법인에 대한 사후관리가 불가능하게 되는 법률의 공백상태가 발생하고, 상장기한 내에 상장을 하지 아니하거나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법인을 그렇지 않은 법인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우대하는 결과에 이르므로 공평에 반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부칙조항이 이 사건 전부개정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실효되지 않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해석한 후 이를 전제로 이 사건 부칙조항을 당해 사건에 적용하였다.
다. 법률해석의 여러 방법들은 대상 법률규정의 규율영역에 따라 때로는 아예 허용되지 않거나 엄격하게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형벌조항이나 조세법의 해석에 있어서는 헌법상의 죄형법정주의,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엄격하게 법문을 해석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할 수는 없는바, ‘유효한’ 법률조항의 불명확한 의미를 논리적⋅체계적 해석을 통해 합리적으로 보충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해석을 통하여 전혀 새로운 법률상의 근거를 만들어 내거나, 기존에는 존재하였으나 실효되어 더 이상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법률조항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법률해석의 한계를 벗어나 ‘법률의 부존재’로 말미암아 형벌의 부과나 과세의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을 법률해석을 통하여 창설해 내는 일종의 ‘입법행위’로서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 죄형법정주의,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반한다.
이 사건 부칙조항은 과세근거조항이자 주식상장기한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근거조항이므로 이 사건 전문개정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존속하려면 반드시 위 전문개정법에 그 적용이나 시행의 유예에 관한 명문의 근거가 있었어야 할 것이나, 입법자의 실수 기타의 이유로 이 사건 부칙조항이 이 사건 전문개정법에 반영되지 못한 이상, 위 전문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전문개정법률의 일반적 효력에 의하여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비록 이 사건 전문개정법이 시행된 1994. 1. 1. 이후 제정된 조세감면규제법(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들에서 이 사건 부칙조항을 위임근거로 명시한 후 주식상장기한을 연장해 왔고, 조세특례제한법 중 개정법률(2002. 12. 11. 법률 제6762호로 개정된 것)에서 이 사건 부칙조항의 문구를 변경하는 입법을 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이미 실효된 이 사건 부칙조항을 위임의 근거 또는 변경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부칙조항과 같은 내용의 과세근거조항을 재입법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다만, 이 사건 부칙조항이 실효되지 않고 여전히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과세하더라도 청구인들을 비롯하여 주식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후 정해진 주식상장기한 내에 상장하지 못하였거나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법인들로서는 부당하게 이익을 침해당한 것으로 볼 수 없는 데다가, 이 사건 부칙조항이 실효되었다고 본다면, 이미 상장을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법인에 대한 사후관리가 불가능하게 되는 법률의 공백상태가 발생하고, 종래 자산재평가를 실시하지 아니한 채 원가주의에 입각하여 성실하게 법인세 등을 신고⋅납부한 법인이나 상장기간을 준수한 법인들과 비교하여 볼 때 청구인들을 비롯한 위 해당 법인들이 부당한 이익을 얻게 되어 과세형평에 어긋나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러나, 과세요건법정주의 및 과세요건명확주의를 포함하는 조세법률주의가 지배하는 조세법의 영역에서는 경과규정의 미비라는 명백한 입법의 공백을 방지하고 형평성의 왜곡을 시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권한이고 책임이지 법문의 한계 안에서 법률을 해석⋅적용하는 법원이나 과세관청의 몫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구체적 타당성을 이유로 법률에 대한 유추해석 내지 보충적 해석을 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유효한’ 법률조항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이지 이미 ‘실효된’ 법률조항은 그러한 해석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관련 당사자가 공평에 반하는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하여 이미 실효된 법률조항을 유효한 것으로 해석하여 과세의 근거로 삼는 것은 과세근거의 창설을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에 맡기고 있는 헌법상 권력분립원칙과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반하므로, “이 사건 전부개정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부칙조항이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과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