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헌재 2013. 12. 26. 2009헌마747 기소유예처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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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청구인에게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를 인정한 피청구인의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취소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1) 청구인은 2009. 10. 19. 피청구인으로부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09년 형제26869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08. 6. 18.경 대통령인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거짓의 사실이 포함되어 있는 동영상을 청구인이 개설한 인터넷 블로그에 게시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2) 피청구인은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청구인은 초범이고, 청구인이 위 동영상을 직접 제작한 것은 아닌 점, 소수의 지인들만 접속하던 청구인 자신의 개인블로그에 위 동영상을 게시한 것이었던 점, 현재 위 블로그를 폐쇄한 상태인 점’ 등을 참작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3) 수사기록상 이 사건 동영상 중 ① ‘피해자가 30개의 전과를 가진 범죄자’라는 부분(이하 ‘전과 적시사실’이라 한다)과 ② ‘피해자가 개발예정지에 엄청난 땅을 사둔 사람’이라는 부분(이하 ‘토지소유 적시사실’이라 한다)에 대하여만 피의자신문이 행해진 점을 고려하여 볼 때 피청구인은 위 두 가지 적시사실이 허위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2009. 12. 23.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기소유예처분의 근거조항】
이 사건 피의사실에 적용되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조항은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고, 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다만 위 개정 법률의 시행일은 2008. 12. 14.이다) 제70조 제2항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78호로 개정되고, 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벌칙)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결정의 주요내용】
1. 공적 인물의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명예의 보호의 헌법적 평가기준
표현의 자유와 명예의 보호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하는 기초가 되고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기본권이므로, 이 두 기본권을 비교형량하여 어느 쪽이 우위에 서는지를 가리는 것은 헌법적 평가 문제에 속한다. 명예훼손적 표현의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아니면 사인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인지의 여부에 따라 헌법적 심사기준에는 차이가 있어야 하고, 공적 인물의 공적 활동에 대한 명예훼손적 표현은 그 제한이 더 완화되어야 한다. 다만, 공인 내지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표현이라 할지라도 무제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수준으로 허용되는 과장의 범위를 넘어서는 명백한 허위사실로서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은 제한될 수 있어야 한다.
2. 공직자의 자질?도덕성?청렴성에 관한 사실
공직자의 공무집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사생활에 관한 사실이라도 일정한 경우 공적인 관심 사안에 해당할 수 있다. 공직자의 자질?도덕성?청렴성에 관한 사실은 그 내용이 개인적인 사생활에 관한 것이라 할지라도 순수한 사생활의 영역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실은 공직자 등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비판 내지 평가의 한 자료가 될 수 있고, 업무집행의 내용에 따라서는 업무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문제제기 내지 비판은 허용되어야 한다.
3. 제3자의 표현물을 인터넷에 게시한 행위의 명예훼손 책임
제3자의 표현물을 인터넷에 게시한 행위에 대해 명예훼손의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에 따라 게시자 자신의 행위에 대한 법적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인터넷에 제3자의 표현물을 게시하는 행위의 태양은 매우 다양하여 구체적인 사정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제3자의 표현물을 게시한 행위가 전체적으로 보아 단순히 그 표현물을 인용하거나 소개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의 책임이 부정되고, 제3자의 표현물을 실질적으로 이용?지배함으로써 제3자의 표현물과 동일한 내용을 직접 적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의 책임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4. 이 사건에 대한 판단
대통령인 피해자의 전과와 토지소유 현황은 공인에 관한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하는바,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가 보다 폭넓게 인정되어야 한다는 원칙 하에서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고려하여 볼 때, 청구인이 피해자의 정책비판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 사건 동영상을 게시한 행위에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청구인은 적시사실의 진위여부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아니하였고, 적시된 사실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고 생각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청구인에게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으므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할 것이고,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