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을 발동하여 근로자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있도록 한
구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사건
<헌재 2015. 3. 26. 2014헌가5 국가보위에관한특별조치법 제9조 등 위헌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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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근로자의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한 구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1조 제2항 중 제9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국가긴급권의 실체적 발동요건, 사후통제 절차, 시간적 한계에 위반되고, 나아가 헌법이 정한 근로3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1) 제청신청인은 1980년 경 서울 소재 주식회사의 근로자로서 노조지부장이었다.
(2) 제청신청인은, 1971. 12. 6. 선포된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의 행사는 미리 주무관청에 조정을 신청하고 그 조정결정에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1980. 5.경부터 1981. 5.경까지 조정신청 없이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구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1조 제2항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3) 이후 제청신청인은 2012. 10. 26.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형사처벌의 근거가 된 구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1조 제2항 등에 대하여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법원이 그 신청을 받아들여 2014. 3. 13. 헌법재판소에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1971. 12. 27. 법률 제2312호로 제정되고, 1981. 12. 17. 법률 제3470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2항 중 제9조 제1항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1971. 12. 27. 법률 제2312호로 제정되고, 1981. 12. 17. 법률 제3470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1조(벌칙) ② 이 법 제5조에 규정된 국가동원에 관한 명령 및 조치에 위반한 자 및 이 법 제6조 제1항ㆍ제2항 및 제7조 내지 제9조의 조치 또는 규정에 위반한 자는 1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9조(단체교섭권 등의 규제) ① 비상사태 하에서 근로자의 단체교섭권 또는 단체행동권의 행사는 미리 주무관청에 조정을 신청하여야 하며, 그 조정결정에 따라야 한다.
【결정의 주요내용】
1. 심판대상조항이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을 창설하는 것으로서 국가긴급권의 실체적 발동요건, 사후통제 절차, 시간적 한계에 위반되어 위헌인지 여부
국가긴급권은 평상시의 권력 행사방법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중대한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수단이므로, 헌법이 정한 실체적 발동요건, 사후통제 절차, 시간적 한계는 엄격히 준수되어야 한다.
그런데 국가비상사태의 선포를 규정한 특별조치법 제2조는 헌법 제76조 및 제77조에 한정적으로 열거된 국가긴급권의 실체적 발동요건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은 것으로서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의 창설에 해당되나, 그 제정 당시의 국내외 상황이 이를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극단적 위기상황’이라 볼 수 없다. 또한 국가비상사태의 해제를 규정한 특별조치법 제3조는 대통령의 판단에 의하여 국가비상사태가 소멸되었다고 인정될 경우에만 비상사태선포가 해제될 수 있음을 정하고 있을 뿐 국회에 의한 민주적 사후통제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이에 따라 임시적ㆍ잠정적 성격을 지녀야 할 국가비상사태의 선포가 장기간 유지되었다.
그렇다면 국가비상사태의 선포 및 해제를 규정한 특별조치법 제2조 및 제3조는 헌법이 인정하지 아니하는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법률로서 헌법이 요구하는 국가긴급권의 실체적 발동요건, 사후통제 절차, 시간적 한계에 위반되어 위헌이고, 이를 전제로 한 특별조치법상 그 밖의 규정들도 모두 위헌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도 헌법에 위반된다.
2.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이 정한 근로3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
헌법 제33조는 제1항에서 근로3권을 규정하되, 제2항 및 제3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 및 ‘법률이 정하는 주요방위산업체 근로자’에 한하여 근로3권의 예외를 규정한다. 그러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 전단에 의하여 근로자의 근로3권에 대해 일부 제한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공무원 또는 법률이 정하는 주요방위사업체 근로자’가 아닌 근로자의 근로3권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헌법 제37조 제2항 후단의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에 위반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단체교섭권ㆍ단체행동권이 제한되는 근로자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한함이 없이, 단체교섭권ㆍ단체행동권의 행사요건 및 한계 등에 관한 기본적 사항조차 법률에서 정하지 아니한 채, 그 허용 여부를 주무관청의 조정결정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이에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모든 근로자의 단체교섭권ㆍ단체행동권을 사실상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규정된 근로3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그 자체로도 헌법 제33조 제1항 및 제37조 제2항 후단에 위반되어 위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