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피고인에 대한 출국금지 사건
<헌재 2015. 9. 24. 2012헌바302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1호 위헌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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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에 대하여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1호가 영장주의, 출국의 자유 등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청구인은 2005. 6. 9.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출국하였다가 2011. 11. 22. 입국하였고, 2012. 4. 30.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다. 법무부장관은 2012. 5. 7. 청구인이 형사재판에 계속 중임을 이유로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근거하여 6개월(2012. 5. 7. ~ 2012. 11. 6.) 동안 청구인의 출국을 금지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12. 5. 22.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위 출국금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함과 동시에, 처분의 근거조항인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2. 7. 27. 기각되자, 2012. 8.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은 출입국관리법(2011. 7. 18. 법률 제10863호로 개정된 것) 제4조 제1항 제1호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입국관리법(2011. 7. 18. 법률 제10863호로 개정된 것)
제4조(출국의 금지) ① 법무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국민에 대하여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1.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
【결정의 주요내용】
1. 영장주의 위반 여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법무부장관의 출국금지결정은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국민의 출국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정처분일 뿐이고, 영장주의가 적용되는 신체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물리적 강제력을 수반하는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2.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출국금지결정은 성질상 신속성과 밀행성을 요하므로, 출국금지 대상자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청문을 실시하도록 한다면 국가 형벌권 확보라는 출국금지제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나아가 출국금지 후 즉시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고,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을 통하여 출국금지결정에 대해 사후적으로 다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절차적 참여를 보장해 주고 있으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3. 무죄추정의 원칙 위반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이 국가의 형벌권을 피하기 위하여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무부장관으로 하여금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뿐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금지하는 유죄 인정의 효과로서의 불이익 즉, 유죄를 근거로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에게 사회적 비난 내지 응보적 의미의 제재를 가하려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4. 출국의 자유 침해 여부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의 해외도피를 막아 국가 형벌권을 확보함으로써 실체적 진실발견과 사법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은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의 출국을 일정 기간 동안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정성도 인정된다. 법무부장관은 출국금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출국금지의 기본원칙, 출국금지 대상자의 범죄사실, 연령 및 가족관계, 해외도피 가능성 등 피고인의 구체적 사정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하며, 실무에서도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출국금지는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 밖에 출국금지 해제제도, 사후통지제도, 이의신청, 행정소송 등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일정 기간 출국이 금지되는 것인 반면, 심판대상조항을 통하여 얻는 공익은 국가 형벌권을 확보함으로써 실체적 진실발견과 사법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출국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법무부장관으로 하여금 피고인의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뿐 피고인의 공격ㆍ방어권 행사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외국에 나가 증거를 수집할 권리가 포함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인 재판관 반대의견의 요지】
법무부장관의 출국금지결정은 국가형벌권의 확보를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의 기간을 정하여 허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단순히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외국에 주된 생활의 근거지가 있거나 업무상 해외출장이 잦은 불구속 피고인의 경우와 같이 출국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청되는 사람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소지가 있다. 나아가 출입국관리법은 출국금지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면서 연장 횟수에 관하여는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결과(제4조의2), 출국금지기간의 반복적인 연장을 통해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의 출국의 자유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재판 기간 내내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업무상 출국하여야 하는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에 대하여는 생계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하고, 그 밖의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에 대하여도 일정 기간 동안 헌법상의 중요한 기본권인 출국의 자유를 제약하므로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출국의 자유를 침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