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사건
<헌재 2015. 12. 26. 2013헌바168 정치자금법 제45조 제1항 등 위헌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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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정당에 대한 후원을 금지하고 위반시 형사처벌하는 정치자금법 관련 규정이 정당활동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하면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잠정적용을 명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1) 청구인 이△△는 진보신당의 사무총장 겸 회계책임자, 청구인 김△△는 진보당의 회계업무 담당자이고, 나머지 청구인들은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산하 개별 노동조합인 SK브로드밴드 등의 노동조합위원장 등이다.
(2) 청구인들은 정당 후원회 제도가 폐지되어 정당이 개인으로부터 직접 후원금을 기부받을 수 없게 되자 당원으로서의 권리, 의무가 없는 ‘후원당원’ 제도를 이용하여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하기로 하고, 청구인 이△△, 김△△는 위 나머지 청구인들로부터 2009. 12. 8.부터 2009. 12. 31.까지 1억 8천여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여 정치자금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주고 받은 사실로 2012. 10. 15. 기소되었다.
(3) 청구인들은 위 재판 계속 중(서울중앙지방법원 2011고합1056) 정치자금법 제6조 및 제45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2013. 5. 10. 기각되자, 2013. 6.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정치자금법(2008. 2. 29. 법률 제8880호로 개정되고, 2010. 1. 25. 법률 제99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정치자금법(2010. 1. 25. 법률 제9975호로 개정된 것) 제6조 및 정치자금법(2008. 2. 29. 법률 제8880호로 개정된 것) 제45조 제1항 본문의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 중 제6조에 관한 부분(위 조항들을 총칭하여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결정의 주요내용】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 후원회를 금지함으로써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인한 정경유착을 막고 정당의 정치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정당 운영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
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인한 정경유착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당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정경유착의 문제는 일부 재벌기업과 부패한 정치세력에 국한된 것이고 대다수 유권자들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일반 국민의 정당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필요는 없다. 특히 정당 후원회 제도를 폐지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정경유착의 문제는 정당 후원회를 통로로 하여 발생했던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정당 후원회 제도가 주는 절차적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피해 법 제도 밖에서 불법적?음성적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함으로써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불법 정치자금의 수수로 인한 정경유착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당 후원회 제도를 일정한 범위에서 제한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정당 후원회 제도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기부 및 모금한도액의 제한, 기부내역 공개 등의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정치자금 중 당비는 반드시 당원으로 가입해야만 납부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정당이 정당활동에 필요한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당원을 모집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으므로 당원이 납부하는 당비만으로는 정당의 활동자금을 충당하기 어렵다. 일반 국민으로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재정적 후원을 하기 위해 반드시 당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정당 가입이 강제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정당법상 2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으므로 특정 정당에 가입한 당원이라 하더라도 소속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고, 정당법상 정당 가입이 금지되는 공무원 등의 경우에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재정적 후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게 된다.
현행법상 국민은 정당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탁함으로써 정당에 대한 재정적 후원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행 기탁금 제도는 기부자가 특정 정당을 지정하거나 기탁금의 배분비율을 지정할 수 있는 지정기탁금제도가 아니라 단지 일정액을 기탁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고보조금의 배분비율에 따라 각 정당에 배분?지급하는 일반기탁금제도로서 정치발전기금 내지 정당발전기금의 성격을 가지며, 기부자가 자신의 정치적 선호에 따라 특정 정당에 재정적 후원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제도이므로 당비나 기탁금 제도로는 정당 후원회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단의 적합성 요건과 침해최소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보호하려는 공익은 정당 후원회를 금지함으로써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인한 정경유착을 막고 정당의 정치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정당 운영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나, 정당제 민주주의 하에서 정당에 대한 재정적 후원이 전면적으로 금지됨으로써 정당이 스스로 재정을 충당하고자 하는 정당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불이익은 더욱 크다고 할 것이어서 법익 균형성도 충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의 정당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라. 구 정치자금법 제6조는 2010. 1. 25. 법률 제9975호로 개정되었으나, 개정된 부분은 정당 후원회와는 무관하고 개정 정치자금법에 의하더라도 후원회지정권자에서 정당이 제외되는 문제점은 그대로 발생한다고 할 것인데도 만약 개정 정치자금법 제6조의 규정을 그대로 둔다면 위헌적인 법 규정을 존치시켜 위헌적인 상태를 방치하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위헌결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법 질서의 정합성과 소송경제를 도모하기 위하여 개정 정치자금법 제6조에 대하여도 확장하여 위헌임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마.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원칙적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나, 위헌결정을 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후원회를 지정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없어지게 되어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되고, 이로 말미암아 정치자금법상 후원회를 통하지 않고 기부한도 등의 제한이나 선거관리위원회의 통제 없이 정치자금의 후원이 이루어지게 되어 정경유착과 금권선거의 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 사건 결정이 후원회제도 자체를 위헌으로 판단한 것이 아닌데도 제도 자체가 위헌으로 판단된 경우와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 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기로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위헌성이 제거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되어야 하고, 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2017. 6. 30.까지는 새 입법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의 요지】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 통로인 정당 후원회를 원천 봉쇄함으로써 정경유착을 막고 정치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정당 운영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나. 우리 정치현실에서 이권과 특혜를 노리는 기업과 돈이 필요한 정치권은 유착의 유혹에 항상 노출되어 왔다. 이들의 유착은 매우 은밀하고 대범하게 불법 정치자금의 수수로 이루어졌고, 정치자금법을 통해 기부액과 모금액에 한도를 두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처벌하는 등의 수단으로는 이를 근절하기 어려웠던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자 경험이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당 간의 정치자금 수수를 금지하는 것이 입법자의 불가피한 최선의 결단이었다.
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정당 후원회를 통한 기부를 정치자금의 기부를 금지할 뿐이고, 일반 국민들은 자신의 정치적 선호에 따라 지지하는 정당에 속한 정치인 개인 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부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특정 정당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지지를 표명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정당에 가입하여 당원으로 당비를 납부할 수도 있고, 정당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얼마든지 정당에 대한 재정적 후원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거액의 정치헌금을 통한 기업과 정당 간의 유착은 정치적 부패를 야기하여 정당제 민주주의를 파괴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해야 할 공익적 필요성이 크다. 그동안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자의 시도는 모두 실패했고, 결국 우리 현대정치사는 정경유착의 폐해로 얼룩졌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정치권 스스로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정치자금의 통로를 차단하면서까지 정경유착의 위험을 제거하고자 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정당 후원회가 금지된다 하더라도 정당으로서는 당비, 소속 정치인 개인 후원금, 국고보조금 및 기탁금 등을 통해 정당 본연의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04년 정치자금법의 개정으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 온상이 되었던 지구당 제도가 폐지되고 유급 사무직원이 감축됨에 따라 기존 정당 후원회 제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도 어느 정도 감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라. 정당에 대한 후원을 부활할 경우 그로 인한 이익은 군소정당 내지 신생정당보다는 오히려 거대정당 내지 기득정당이 더 큰 망외의 이익을 보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고, 정당 후원회 부활의 문제는 지구당 제도, 당원협의회 사무소 설치 문제, 국고보조금과 기탁금 제도의 개선 등과 전체적으로 연동하여 함께 입법정책적으로 결단할 문제이므로, 헌법재판소가 그중 정당 후원회만을 먼저 부활시키려 하는 것은 헌법재판의 기능적 한계에도 반한다.
마. 결국 정당에 대한 후원회를 금지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당 활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관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나 이를 과도하게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