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소장 인지액 사건
<헌재 2017. 8. 31. 2016헌바447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8조 제1항 위헌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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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항소심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소장에 붙일 인지액에 특별한 상한을 두지 않은 채, 항소심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소장에도 항소심 소장과 같은 액수의 인지를 붙이도록 하는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8조 제1항 중 같은 법 제3조 전단, 제2조 제1항에 따른 금액이 적용되는 부분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거나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청구인은 민사 항소심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사람이다. 청구인은 재심 소송계속 중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2016. 12.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8조 제1항 중 같은 법 제3조 전단, 제2조 제1항에 따른 금액이 적용되는 부분의 위헌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과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8조(재심소장 등) ① 재심소장에는 심급에 따라 제2조, 제3조 또는 제4조 제1항에 따른 금액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관련조항]
민사소송 등 인지법(2009. 5. 8. 법률 제9645호로 개정된 것)
제2조(소장) ① 소장[반소장(反訴狀) 및 대법원에 제출하는 소장은 제외한다]에는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다음 각 호의 금액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1. 소송목적의 값이 1천만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50을 곱한 금액
2. 소송목적의 값이 1천만 원 1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45를 곱한 금액에 5천원을 더한 금액
3. 소송목적의 값이 1억 원 1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40을 곱한 금액에 5만5천원을 더한 금액
4. 소송목적의 값이 10억 원인 이상인 경우에는 그 값에 1만분의 35를 곱한 금액에 55만5천원을 더한 금액
제3조(항소장, 상고장) 항소장(抗訴狀)에는 제2조에 따른 금액의 1.5배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이고, 상고장(상고장, 대법원에 제출하는 소장을 포함한다)에는 제2조에 따른 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인지를 붙여야 한다.
【결정의 주요내용】
1.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항소심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는 사람에 대하여, 소송 목적의 값에 비례하여 계산한 제1심 소장에 붙여야 할 인지액에 1.5를 곱한 값의 인지를 붙이도록 하는 것은 재판유상주의, 재판 업무의 완성도와 효율성 보장, 확정판결의 법적 안정성 보장을 위해 적합한 수단이다. 인지상한제와 같은 방법으로 인지액을 일률적으로 낮추면 재판유상주의가 후퇴하고, 반드시 필요하지 않는 소송이 늘어나 재판업무의 완성도나 효율성이 떨어질 위험이 있고, 확정판결의 법적 안정성이 후퇴될 우려도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인지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제1심 인지액 자체를 정하는 비율을 낮게 정하고 있고, 개정 전 조항에 비해 항소심 가중치도 낮추었으며, 재심에 대해 특별한 가중치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아울러 법원이 소송구조제도를 통해 인지액을 납부할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2. 평등원칙 위반 여부
항소심 확정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는 사람은 제1심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는 사람보다 법원의 재판을 한 번 더 받은 사람이고, 항소심의 사법자원은 제1심보다 희소하다. 따라서 항소심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는 사람에게 제1심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는 사람보다 1.5배 많은 인지액을 부담시키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3인 재판관 반대의견의 요지】
소송목적의 값과 소송에 투입되는 시간ㆍ비용은 단순 비례관계에 있지 않다. 소송목적의 값이 아무리 커지더라도 개별 사건에 국가가 투입할 수 있는 비용과 시간은 일정한 수준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으므로, 인지액에도 일정한 상한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경제력이 취약한 사람은 소송목적의 값이 큰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고, 고액 소송의 피고가 되어 패소한 경우 상소하기도 어렵다. 소송구조제도가 있다고 하여 경제력이 취약한 사람의 재판청구권에 대한 제한이 실질적으로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법원의 사건 통계에 의하면, 소송목적물이 고액인 소송은 전체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적으므로, 인지 상한액을 합리적인 선에서 설정하면 인지 수입액의 감소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고, 제도 운용 성과를 반영하여 순차적으로 상한액을 조정해 나가면 입법목적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경제력이 취약한 사람의 재판청구권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인지액 상한을 적정 수준으로 합리적으로 정하면 무분별한 소송이나 상소 또는 재심의 제기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제1심 소장에 붙일 인지액을 정하는 부분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1인 재판관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의 요지】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청구인의 구체적인 기본권 제한정도가 지나치게 과한 것인지 여부는 침해의 최소성 부분보다는 법익의 균형성 부분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많은 선례에서 법익의 균형성에서 다루어야 할 것을 침해의 최소성에서 혼합하여 논증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침해의 최소성 원칙과 법익의 균형성 원칙을 그 성격에 따라 엄격히 구별하고, 법익의 균형성 판단에 집중하는 것이 과잉금지원칙의 판단요소를 누락하지 않으면서도 판단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 수 있어서 과잉금지원칙을 보다 충실하고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이다.
이 사건의 경우 인지상한제와 같이 인지액을 일률적으로 낮추는 입법대안들은 추가적인 재정부담을 야기하고, 재판유상주의 등 입법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므로 입법목적 달성에 있어 심판대상조항과 동등하게 효율적이지 않다. 따라서 인지상한제가 심판대상조항에 비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덜 제한한다 해도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만족시킨다. 다수의견에 제시된 형량요소들을 살펴보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구체적인 재판청구권 제한의 정도는 경미한 반면, 현재의 인지제도를 포기할 경우의 손실은 경미한 것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따라서 인지제도에 관한 입법자의 폭넓은 재량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판청구권 제한은 수인한도를 넘지 않는다.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을 만족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