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에 의하여 피의자 아닌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한 사건
<헌재 2018. 4. 26. 2015헌바370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위헌소원,
2016헌가7(병합)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위헌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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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1)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라 한다)은 집행부의 주도로 2013. 12. 9.부터 ‘철도산업 발전방안 철회’를 요구하는 대정부 파업을 진행하였다. 이에 한국철도공사는 철도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집행부 10여명이 경찰의 소환조사요구에 불응하자 2013. 12. 16.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2) 경찰은 2013. 12. 22. 09:00경부터 11:00경까지 사이에 위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하여 경향신문사 건물 1층 로비 출입구와 그 건물에 있는 민주노총 사무실 출입문을 부수고 수색하였으나, 이들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3) 청구인(2015헌바370 사건)과 제청신청인(2016헌가7 사건)은 위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 과정에서 철도노조 소속 조합원 등 수백 명과 공모공동하여 다중의 위력을 보이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상태로 경찰관들을 폭행·협박하여 그들의 체포영장 집행에 관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4)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피의자 수색의 근거가 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그 신청이 기각되자, 2015. 10. 3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제청신청인은 항소심 계속 중 위 형사소송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법원은 2016. 3. 9.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 제1항 제1호 중 제200조의2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1995. 12. 29. 법률 제5054호로 개정된 것)
제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제200조의3·제201조 또는 제212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없이 다음 처분을 할 수 있다.
1.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 내에서의 피의자 수사
【결정의 주요내용】
1.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6조는 모든 국민이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특별히 강조하고 있으므로, 주거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은 그 장소에 혐의사실 입증에 기여할 자료 등이 존재할 개연성이 충분히 소명되어야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영장의 발부를 전제로 하고 있지는 않으나 위와 같은 해석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수사를 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는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에 들어가 피의자를 찾는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심판대상조항의 “피의자 수사”는 ‘피의자 수색’을 의미함을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이 소명되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수색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누구든지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영장주의 위반 여부
헌법 제12조 제3항과는 달리 헌법 제16조 후문은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영장주의에 대한 예외를 명문화하고 있지 않으나, 헌법 제12조 제3항과 헌법 제16조의 관계, 주거 공간에 대한 긴급한 압수·수색의 필요성, 주거의 자유와 관련하여 영장주의를 선언하고 있는 헌법 제16조의 취지 등에 비추어 ① 그 장소에 범죄혐의 등을 입증할 자료나 피의자가 존재할 개연성이 있고, ② 사전에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영장주의의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 내에서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별도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구별하지 아니하고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이 있으면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인정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위에서 본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난다.
3. 헌법불합치 결정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하여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는 경우에 피의자가 그 장소에 소재할 개연성만 인정되면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즉시 상실시킨다면, 수색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여 피의자를 체포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이를 허용할 법률적 근거가 사라져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위와 같은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2020. 3.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헌적인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심판대상조항이 계속 적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이 소명되고, 그 장소를 수색하기에 앞서 별도로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