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밀보호법 ‘기지국수사’ 사건
<헌재 2018. 6. 28. 2012헌마538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제1항 위헌확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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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수사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기지국수사를 허용한 통신비밀보호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정보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1) 2011. 12. 26.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민주통합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과정 중 선거인들에 대한 성명불상자의 금품살포 의혹이 제기되었다. 수사에 착수한 수사기관은 사건 현장에 설치되어 있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자료를 확인하여 위 성명불상자가 이동전화로 통화하는 시각에 기초하여, 2012. 1. 25. 18:10경 법원의 허가를 얻어 전기통신사업자들에게 2011. 12. 26. 17:00부터 17:10 사이 서울교육문화회관을 관할하는 기지국을 이용하여 착?발신한 전화번호, 착?발신 시간, 통화시간, 수?발신 번호 등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을 요청하였고, 전기통신사업자들로부터 청구인을 포함한 총 659명의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제공받았다.
(2) 청구인은 언론 기자로서 위 시각에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예비경선을 취재하였고, 2012. 3. 20. 수사기관으로부터 위와 같은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집행사실을 통지받아 이를 알게 되었다.
(3) 청구인은 위 수사의 근거조항인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제1항, 제2항이 청구인의 통신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2. 6.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① 통신비밀보호법(2005. 5. 26. 법률 제7503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1항 중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한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제2조 제11호 가목 내지 라목의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부분(이하 ‘이 사건 요청조항’이라 한다), ② 통신비밀보호법(2005. 5. 26. 법률 제7503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제2항 본문 중 제2조 제11호 가목 내지 라목의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허가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통신비밀보호법(2005. 5. 26. 법률 제7503호로 개정된 것)
제13조(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의 절차)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 또는 형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한 전기통신사업자(이하 “전기통신사업자”라 한다)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이하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이라 한다)을 요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요청사유, 해당 가입자와의 연관성 및 필요한 자료의 범위를 기록한 서면으로 관할 지방법원(보통군사법원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또는 지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관할 지방법원 또는 지원의 허가를 받을 수 없는 긴급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요청한 후 지체 없이 그 허가를 받아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결정의 주요내용】
1. 이 사건 요청조항
이 사건 요청조항은 수사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에서, 범죄수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해당 가입자에 관한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정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① 이동전화의 이용과 관련하여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통신사실 확인자료는 비록 비내용적 정보이지만, 여러 정보의 결합과 분석을 통해 정보주체에 관한 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는 민감한 정보인 점, ② 수사기관의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수사의 필요성’만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어 제대로 된 통제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현실인 점, ③ 기지국수사의 허용과 관련하여서는 유괴·납치·성폭력범죄 등 강력범죄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각종 범죄와 같이 피의자나 피해자의 통신사실 확인자료가 반드시 필요한 범죄로 그 대상을 한정하는 방안,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수사가 어려운 경우(보충성)를 요건으로 추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함으로써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불특정 다수의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수단이 존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요청조항은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요청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
2. 이 사건 허가조항
기지국수사는 통신비밀보호법이 정한 강제처분에 해당되므로 헌법상 영장주의가 적용된다. 헌법상 영장주의의 본질은 강제처분을 함에 있어 중립적인 법관이 구체적 판단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허가조항은 수사기관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을 요청함에 있어 관할 지방법원 또는 지원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허가조항은 헌법상 영장주의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3.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이 사건 요청조항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이지만, 이를 단순위헌으로 선언하면 수사기관이 피의자·피해자 등의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제공요청할 방법이 없어지게 됨으로써 범죄 수사와 피해자 구조에 법적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이 사건 요청조항의 위헌성을 어떤 기준과 요건에 따라 해소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요청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2020. 3. 31.을 시한으로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하기로 한다.
【3인 재판관 반대의견의 요지】
① 초동수사 단계에서 활용되는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특성상 기지국수사는 주로 용의자의 범위를 한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점, ② 범죄예방과 사건의 조기해결을 위하여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특정 시간대 특정 기지국에 있었던 불특정 다수인의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제공요청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③ 기지국수사를 통한 통신사실 확인자료는 비내용적 정보로서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점, ④ 다수의견과 같이 대상범죄를 제한하거나 보충성 요건을 추가할 경우 수사의 난항이 예상되고 추가범죄로 연결됨으로써 국민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점, ⑤ 관련규정에 의하면 수사기관이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을 요청하는 경우 그 요청사유, 가입자와의 연관성, 필요한 자료의 범위를 기록한 서면을 통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실시하도록 하고 있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기지국수사를 허용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요청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