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의 기술적 보호조치 사건
<헌재 2018. 11. 29. 2017헌바369 구 저작권법 제2조 제28호 등 위헌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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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저작권법상 기술적 보호조치를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에 대한 침해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 또는 억제하기 위하여 그 권리자나 권리자의 동의를 얻은 자가 적용하는 기술적 조치”로 정의하는 구 저작권법 제2조 제28호 등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청구인은 디지털 신호처리방식 영상 및 결상기기 개발, 제조 및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 ○○○○(2010. 8. 3. 청산)의 대표이사이다.
청구인은 시청자가 위성방송 서비스업체와 사이에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서도 암호화된 제어단어를 해독하여 무료로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하는 위성방송수신기와 그에 적용되는 펌웨어를 개발함으로써, 영리를 목적으로 정당한 권리 없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복제권·배포권·공표권·공연권 등의 저작권 또는 저작인접권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제거·변경·우회하는 등 무력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을 제조·가공하였다는 내용의 저작권법위반죄로 기소되었고, 이후 상고심에서 벌금형이 확정되었다.
구 저작권법 제2조 제28호, 제124조 제2항, 제136조 제2항 제5호는 영리를 목적으로 정당한 권리 없이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이하 ‘저작권 등 권리’라 한다)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제거·변경·우회하는 등 무력화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기술을 제조하는 등의 행위를 형사처벌한다. 청구인은 상고심 계속 중 위 조항들이 규정하는 “기술적 보호조치”의 의미에 저작권 등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하지 않고 다만 암호화된 위성방송을 복호화(復號化)해서 이에 접근하는 행위를 방지 또는 억제하기 위하여 적용되는 기술적 조치가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위 조항들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신청이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1. 6. 30. 법률 제108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8호, 제124조 제2항 중 “기술적 보호조치” 부분, 제136조 제2항 제5호 중 제124조 제2항 가운데 “기술적 보호조치” 부분(이하 위 조항들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1. 6. 30. 법률 제108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28. “기술적보호조치”는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에 대한 침해 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 또는 억제하기 위하여 그 권리자나 권리자의 동의를 얻은 자가 적용하는 기술적 조치를 말한다.
제124조(침해로 보는 행위) ② 정당한 권리 없이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제거·변경·우회하는 등 무력화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기술·서비스·제품·장치 또는 그 주요 부품을 제공·제조·수입·양도·대여 또는 전송하는 행위는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본다.
제136조(권리의 침해죄)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5. 업으로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제124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침해행위로 보는 행위를 한 자
【결정의 주요내용】
심판대상조항은 기술적 보호조치를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에 대한 침해 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 또는 억제하기 위하여 그 권리자나 권리자의 동의를 얻은 자가 적용하는 기술적 조치라고 규정한다. 저작권은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전시권, 배포권, 대여권,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의미하고(저작권법 제10조 제1항),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는 저작권법 제2장 내지 제4장에 규정된 출판권, 저작인접권,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등을 의미한다. 권리자는 위와 같은 권리들의 주체를 의미한다.
문제는 “침해 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 또는 억제하기 위하여 … 적용하는 기술적 조치”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저작권자 등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저작권 등 권리의 침해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기술적 보호조치를 도입하였고, 구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및 구 저작권법은 기술적 보호조치의 무력화 내지 무력화 예비행위를 처벌함으로써 결국은 저작권 등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입법연혁, 입법취지 및 저작권 등 권리에 그 권리자가 저작물, 실연·음반·방송 또는 데이터베이스(이하 ‘저작물등’이라 한다)에 대한 접근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는 포함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의 기술적 보호조치에 저작권 등 권리의 침해 행위를 방지 또는 억제하는 것과 관련 없이 단순히 저작물등에 대한 접근만을 통제하는 기술적 보호조치는 포함되지 않지만, 저작권 등 권리의 침해 행위 자체를 방지 또는 억제하는 기술적 보호조치와 그와 동등한 효과가 있는 기술적 보호조치가 모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기술적 보호조치는 저작권 등 권리의 침해 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 또는 억제해야 하므로, 적어도 너무 쉽게 또는 우연하게 우회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역시 배제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수범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고, 이를 해석·집행하는 기관에게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을 배제하고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