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장에 적용될 근로기준법 조항을 정하는 대통령령 사건
<헌재 2019. 4. 11. 2013헌바112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등 위헌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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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근로기준법이 일부만 적용되는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될 근로기준법 조항이 무엇인지 대통령령이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이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안이다. |
【사건의 배경】
청구인은 근로자 4명 이하가 고용된 사업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일주일 후 해고되었다. 청구인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며 사업주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청구인은 그 소송의 상고심 계속 중,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하 ‘4인 이하 사업장’이라 한다)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청구인은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조항】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1조(적용 범위) ②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결정의 주요내용】
1. 이 사건의 쟁점
심판대상조항이 근로기준법 중 어느 조항을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하거나 적용하지 않을지의 문제를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이 아니라 행정부에서 만든 대통령령으로 정하여도 되게끔 위임한 것이 ‘기본권의 제한은 법률로써 하여야 한다’는 헌법원칙인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에서 아무런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대통령령에서 근로기준법 조항들을 정하게끔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헌법 제75조의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을 위반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법률유보원칙 위반 여부
심판대상조항은 4인 이하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중 어느 조항이 적용될지는 법률이 아니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에서 근로기준법을 전부 적용하는 사업장은 근로자 5인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정하였고, 4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일부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법률로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구체적인 개별 근로기준법 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의 문제까지 입법자가 반드시 법률로써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근로기준법 일부적용 대상 사업장에 대해 적용될 구체적인 근로기준법 조항이 무엇이 될지 결정하는 문제를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점은 헌법 제75조에서 금지하는 포괄위임의 한계를 준수하는 한, 법률유보원칙을 준수하였다.
3. 포괄위임입법금지 원칙 위반 여부
종전에는 근로기준법 일부적용 대상이 되는 사업장의 범위를 근로자 수 몇 명 이하로 할 것인지도 법률로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서 규정하여 온 것에 비하여, 1989. 3. 29. 개정된 근로기준법부터는 ‘사용 근로자 수 5명 이상’은 근로기준법 전부적용, ‘사용 근로자 수 4명 이하’는 근로기준법 일부적용이라고 규정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의 일부적용대상 사업장이 어떠한 기준으로 나뉘는지를 법률에서 직접 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근로기준법의 어떤 규정을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할지에 관한 기준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근로기준법은 제정된 뒤 지금까지 근로기준법의 규범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근로기준법 전부 적용 사업장의 범위를 확대하여 왔다. 과거에는 4인 이하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을 전혀 적용하지 않았었다가, 이제는 근로기준법을 일부나마 적용하는 것으로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갔다.
심판대상조항은 사용자의 부담이 그다지 크지 않으면서 동시에 근로자의 보호필요성의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적용될 근로기준법 조항들이라는 기준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다. 수범자들은 그러한 기준에 따라 어떤 근로기준법 조항들이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리라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
4. 결론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인 재판관 반대의견의 요지】
심판대상조항이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지는 않으나,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한다는 의견이다.
심판대상조항은 4인 이하 사업장에 어떠한 조항들이 적용될지에 관하여 법률에 아무런 기준을 두지 않은 채 대통령령에 전부 위임하였다. 관련 법률조항 전체를 종합해서 해석하더라도 대통령령에서 어떤 근로기준법 조항들을 규정하게 될지는 수범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대통령령을 만들어야 하는 행정부는 근로기준법 조항들 중 무엇을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하는 조항으로 정해야 할지의 문제에 관하여 심판대상조항으로부터 어떠한 기준도 얻을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은 아무런 기준 없이 근로기준법 조항들의 적용 여부를 대통령령으로 위임하여 국회의 입법권한을 행정부에 일임하였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위임의 한계를 넘어서 헌법 제75조에서 금지하는 포괄위임에 해당하고, 동시에 헌법 제32조 제3항의 근로조건 법정주의(근로조건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 헌법원리)도 위반하였으며,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고 선언한 헌법 제40조, 그리고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권력분립원칙도 위반하였다.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그러나 4인 이하 사업장에 일부나마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이므로 그 효력은 계속 존속할 필요가 있다. 입법자로서는 그 위헌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근로기준법 조항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입법자는 이번 기회에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하지 않는 근로기준법 조항들이 과연 합리적 근거에서 결정된 것인지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